"18년 일하고 돌아온 건 폐암"..급식실 종사자 3만명 검진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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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실무사 A씨는 경기 한 초등학교에서 1998년부터 일했다.
A씨는 "밥판, 반찬통은 100개가 넘고 식판, 수저, 수저통까지 닦아야 한다"며 "배수로 찌꺼기는 매일 락스를 사용해 청소했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으로 3만명으로 추정되는 급식실 종사자가 무료로 폐암 검사를 받게 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급식실 종사자 약 5만명 가운데 2만~3만명이 검사 대상자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대한 많은 인원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낮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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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검사 후 폐암 판정 시 신속 산재 지원
조리실무사 A씨는 경기 한 초등학교에서 1998년부터 일했다. 그의 자녀들이 공부하던 학교였다. 조리실 일은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쌀 씻는 기계가 없어 A씨와 동료 둘이 120kg 쌀을 씻어 매일 밥을 지었다. 튀김, 부침 요리와 오븐을 이용하는 게 일상이었다. A씨는 아이들의 점심시간이 끝나면, 조리실은 전쟁터가 된다고 했다. A씨는 "밥판, 반찬통은 100개가 넘고 식판, 수저, 수저통까지 닦아야 한다"며 "배수로 찌꺼기는 매일 락스를 사용해 청소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루 일이 끝난 조리실 직원들은 모두 땀 범벅이 된다. 그러나 30~40분 쉴 수 있고, 8~9명이 모이는 휴게실에서 다리도 뻗지 못한다. 2014년 손목 터널 증후군 수술을 하고, 2년 후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하던 A씨는 병원에서 급성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정년까지 자녀들의 학교에서 일하고 싶던 A씨는 결국 일을 그만뒀다. 그의 바람은 앞으로 자신처럼 조리사가 폐암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자신들의 동료는 고통받지 않기 바란다는 A씨의 바람이 이뤄졌다. 정부 지원으로 3만명으로 추정되는 급식실 종사자가 무료로 폐암 검사를 받게 된다.
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부는 내년까지 교육부, 전국 시도 교육청과 학교 급식실 종사자를 대상으로 건강진단을 실시하기로 했다.
검사 대상자는 55세 이상 또는 급식실에서 10년 이상 일한 근로자다. 이들은 국가암검진에서 실시하는 저선량 폐 시티 촬영을 받게 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급식실 종사자 약 5만명 가운데 2만~3만명이 검사 대상자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대한 많은 인원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낮췄다”고 말했다. 검사비 11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총 33억원이 필요한 지원사업이다. 예산은 교육부와 일선 청에서 분담한다.
급식실 종사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검사가 이뤄지는 이유는 올해 2월 급식 종사자의 폐암이 업무상 재해로 처음 인정되서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31명이 산재를 신청해 13명이 산재로 판정됐다. 급식실 종사자의 건강 악화는 고된 노동강도와 미흡한 환기기설 때문이다. 이들은 요리를 위한 열로 덥고, 습한 환경에서 장기간 일하는 데다 락스, 오븐 세정제를 매일 사용해야 한다. 특히 튀김 요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에 그대로 노출돼 폐암까지 걸리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공공운수노조가 5~6월 경기도 내 232개 학교에 대해 실태조사를 한 결과 창문, 문으로 환기가 어려운 조리실은 37.5%에 달했다.
이번 검사를 통해 폐암이 발견된 종사자는 산재 판단도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최초 인정자는 역학 조사 탓에 승인까지 2년이나 걸렸다. 하지만 역학 조사가 마무리되면, 동일 사업장의 산재 판단 기간은 훨씬 단축된다. 6개월도 안돼 산재 판정이 이뤄진 사례도 늘고 있다. 고용부는 검사 결과 폐암 판정을 받은 종사자가 신속하게 산재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세종=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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