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내년 3월까지 테이퍼링 끝낼 것..금리인상 위한 포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내년 3월까지 테이퍼링(채권매입축소)을 마무리할 전망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SJ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연준이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 3월까지 테이퍼링을 완료하기 위한 계획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준은 당초 월 1200억달러의 자산매입 규모를 매달 150억달러씩 줄여 8개월 뒤인 내년 6월에 테이퍼링 절차를 종료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연준은 지난달 테이퍼링을 개시하면서 ‘상황에 따라 축소액을 조정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불과 한 달 만에 실제 조정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 것은 치솟는 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요구가 많은 데다, 실업률 또한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다. 실제로 지난달 FOMC 이후 물가 상승률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도는 5~6%를 기록하고, 실업률은 4%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3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2001년 이후 최대폭인 1.3% 급등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021년 12월 1일(현지 시각) 워싱턴DC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현재의 가파른 인플레이션이 내년 하반기에 사그라질지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조 변화도 테이퍼링 가속화 시나리오에 힘을 싣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던 파월 의장은 최근 의회 증언에서 연달아 “유행병에 대한 정부 지원을 거둬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은 오는 14~15일 FOMC 정례회의 성명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표현을 빼고, 내년 중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보다 명확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WSJ는 다음주에 공개될 FOMC 점도표에서 다수의 연준 위원들이 내년 0.25%포인트 이상의 금리인상을 예상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WSJ는 이와 관련해 “내년 3월로 테이퍼링 종료 시점이 당겨진다는 건 봄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실제 테이퍼링 종료 후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입장을 시사한 바 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