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의료지원 예산 삭감, 노숙인 목숨 깎는 것" 시민단체 비판(종합)

김진 기자 2021. 12. 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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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이 서울시의 2022년도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노숙인 의료지원' 감액 편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안형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는 "서울시 집행부가 노숙인 진료비를 삭감한 이유는 4개년 평균 집행액을 기준으로 한 결과 불용액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의료지원을 받으려는 홈리스 당사자가 없어서 불용액이 발생한 게 아니라, (지원을) 받으려 해도 갈 수 있는 곳이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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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지정병원도 줄었는데..진료비까지 4.8억 감액 편성
"확진자라며 가까이 오지 말라더라" 노숙인·활동가 증언도
안형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부실한 서울시 2022년 홈리스 예산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1.12.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시민단체들이 서울시의 2022년도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노숙인 의료지원' 감액 편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35개 단체가 모인 '2021 홈리스 추모제 공동기획단'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서울시의 내년도 홈리스 예산 편성을 분석·평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특히 참석자들은 서울시의 내년도 '노숙인 보호 및 자활지원' 예산 가운데 노숙인 등에 대한 의료지원 예산이 10%가량 감액 편성된 점을 크게 우려했다. 적정주거를 제공받지 못하는 노숙인들은 일반인보다 큰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 적정진료조차 받을 수 없는 의료 공백 상황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서울시의 관련 예산은 올해 52억1456만원에서 5억3726만원가량 줄어든 46억7730만원으로 '노숙인 진료비'에서만 약 4억8000만원이 감액됐다.

이와 관련해 안형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는 "서울시 집행부가 노숙인 진료비를 삭감한 이유는 4개년 평균 집행액을 기준으로 한 결과 불용액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의료지원을 받으려는 홈리스 당사자가 없어서 불용액이 발생한 게 아니라, (지원을) 받으려 해도 갈 수 있는 곳이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병원급 이상 노숙인진료시설 9곳(지난해 기준) 중 대부분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돼 노숙인 진료가 불가능해진 점을 지적한 것이다. 올해 2월 기준 병원급 이상 노숙인진료시설 9곳 중 7곳이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전환됐다.

최규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인권위원장은 "재난 상황에선 지정병원 외 민간의료기관도 이용할 수 있는 규정이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며 "민간병원을 갔는데 연대보증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해 돌아섰다는 적지 않은 증언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현실에서 진료를 못받게 만들어 놓고 책상머리에 앉아 진료실적이 적으니 예산을 깎겠다는 것"이라며 "이건 노숙인들의 목숨을 깎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은 지난 1일 서울시청 앞에서 홈리스 코로나19 대책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모습. 2021.1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참석자들은 Δ거리노숙인 보호 Δ노숙인 등 일자리 지원 Δ노숙인 주거안정지원 관련 사업의 일부 개선점을 인정하면서도, 예산 항목 이관편성 등에 따른 가시적 증액에 그쳤다고 봤다.

일자리 사업의 경우 전일제 일자리가 34개 늘어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반일제 일자리 지원 자격에서 시설입소자를 우선 채용하는 점과 중증장애인과 주민등록말소자를 배제한 점을 비판했다.

주거안정지원 사업의 경우 임대료 상한 상향에 따른 증액이 반영됐으나, 사업 대부분이 여전히 쪽방·고시원 등 염가거처를 지원하는 데 머무르는 점을 지적했다.

또 서울시 집행부가 코로나19 재난상황과 관련해 노숙인 대상 급식서비스 개선 및 지정병원 확대, 적정 거주공간 확보 등을 권고한 국가인권위와 서울시 인권위의 결정을 사실상 불수용했다고 꼬집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도 제대로 된 격리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노숙인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당사자와 현장 활동가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노숙인 당사자 '로즈마리'씨는 이날 "서울역 '왕언니'도 돌파감염이 됐는데 이 추운 날씨에 그 자리, 그 장소에서 웅크리고 주무신다"며 "감염자인 '김장수'님도 늘 그 자리에서 홈리스들한테 죄수 취급을 당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최현숙 서울시 인권위원은 "최근 밤 9시경에 서울역에 한 노숙인을 만나러 가니 코로나 확진자라며 가까이 오지말라고 하더라"며 "올해 1월 집단감염은 처음이었으니 엉겁결에 당했지만, 조처를 안 하다가 다시 이런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게 정부와 서울시 대책의 핵심"이라고 했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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