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만나 사랑하게 된 제주도 노을 스폿 8곳

김민수 입력 2021. 12. 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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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태양도 서쪽으로 저문다. 하지만 제주의 노을은 섬 곳곳에서 마주치게 된다. 해안선의 굴곡 때문이다. 우연히 만나 사랑하게 된 그래서 다시 찾게 되는 노을 스폿 8곳을 꼽아보았다.

1. 조천포구
조천포구가 알려지게 된 것은 포구 앞에 자리한 조천수산 때문이다. 지역민들이 이곳에서 생선회를 뜨고 포구에 앉아 먹기 시작한 것이 점차 여행객들에게 공유되면서 내로라하는 명소가 되었다. 조천포구의 저녁에는 낭만이 찾아든다. 낙조와 어우러진 제철 해산물과 밝은 웃음소리, 그 느낌을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경험하고 끝내는 사람은 없다. 테이블과 의자를 빌려주니 마실 것만 준비하면 끝이다.

2. 신흥리포구
만입 된 해안에 풀등이 아름답고 어촌 정취가 물씬하게 풍기는 신흥리 옛개포구는 함덕과 조천 사이에 있다. 제주올레 19코스와 해안도로가 지난다. 용천수가 바다로 흘러드는 쇠물깍과 돌 펜스를 화사한 색으로 칠해 놓은 포토존 무지개 도로가 눈길을 끌지만, 아직 여행객들에게 많이 알려진 스폿은 아니다. 그 때문에 신흥리 포구의 노을에선 고요함과 평화가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3. 김녕해수욕장야영장
김녕해수욕장은 함덕이나 월정에 비해 화려함은 없지만, 자연미가 월등하다. 김녕해수욕장야영장은 자연 발생적 캠핑장으로 현지 캠퍼들이 가장 많이 찾는 로컬캠핑의 메카다. 거침없는 조망, 드넓은 야생잔디밭은 김녕해수욕장야영장의 자랑거리다. 야영장과 바다 사이로는 김녕항에서 하도리 해녀박물관까지 이어지는 제주올레 20길이 지난다. 야영장 앞 해변은 노을 색이 유난히 진하고 아름답다. 해 질 무렵이면 노을을 배경으로 촬영에 열중인 예비부부들이 쉽게 만날 수 있다.

4. 우도 홍조단괴해변
낙조는 제주의 섬 우도 서쪽 ‘홍조단괴해변’ 또한 둘째가라면 서럽다. 과거 산호사해변으로 불리웠던 이곳은 해빈 퇴적물을 이루는 구성요소가 산호가 아닌 홍조류임이 밝혀지면서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아름답게 빛나던 푸른 바다와 백사장의 색이 바래 갈 무렵, 제주 본섬의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은 보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며 깊은 감명으로 새겨진다.

5. 구엄포구
‘하귀애월해안도로’는 제주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다. 가문동포구에서 시작된 도로는 앙증맞은 카페와 펜션 사이를 뚫고 현란하게 펼쳐지는 하늘과 바다를 향해 달려간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도로를 달리던 여행객들이 반드시 멈춰서는 스폿이 있으니 그곳이 바로 구엄포구다. 구엄포구는 ‘소금빌레’라 불리는 제주 돌 염전의 자취가 남아있는 곳으로 ‘빌레’는 평편한 암반을 뜻하는 말이다. 이곳의 해넘이는 제주의 서쪽보다 훨씬 멀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붉은 기운은 빌레에 고인 바닷물까지 찾아와 반영된다. 구엄포구의 노을이 특별한 까닭이다.

6. 한림항
한림항은 제주의 북쪽을 나누는 기준점이다. 제주의 낙조에는 그 중심이 되는 피사체가 있다. 한림항의 일몰 샷에는 늘 비양도가 들어간다. 장소를 옮겨가다 보면 태양은 비양도의 왼쪽에 머물기도 하고 오른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한림항의 한수리방파제는 지역민들의 노을 맛집이다. 저녁 무렵이면 삼삼오오 모여들어 산책을 즐기거나 바닥에 앉아 낙조를 감상한다. 한림해안로가 끝나는 지점 고향 흑돼지 앞 갯바위도 주목해야 할 낙조 스폿이다.

7. 신창풍차해안도로
‘신창풍차해안도로’는 인공적으로 조성된 풍력발전기와 제주 해안의 거칠고 투박함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이국적인 정취를 만들어내는 곳이다. 풍력발전기와 등대까지는 도보로 접근할 수 있으며 순환도로를 따라 주차장으로 회귀하게 된다. 햇살에 반짝이는 은빛 물고기 조형물은 밀물과 썰물, 보는 각도에 따라 색다른 모습을 연출한다. 제주에서도 가장 핫한 포토스폿으로 손꼽히는 까닭에는 아름다운 노을도 큰 몫을 차지한다.

8. 문도지오름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 제주는 일몰과 일출을 볼 수 있는 명소가 많다. 그중에서도 문도지오름은 설렘을 내려놓은 가을 제주의 정취를 가장 애틋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저지곶자왈 너머로 아스라이 저물어 가는 하루해는 문도지오름의 감성 포인트다. 사실 낙조의 색이 절정을 이루는 때는 수평선 위쪽으로 해가 떨어지고 난 다음이다. 제주 하늘의 판타지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은 1시간 남짓, 출사를 나온 사진작가들과 웨딩 스냅사진 촬영을 나온 신랑ㆍ신부들도 이 시간에 주목한다. 간혹 조랑말 한 마리가 까메오로 출연해 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글ㆍ사진 김민수(아볼타)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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