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무도 냉장·냉동 보관했다가 원하는 시기에 심는다

윤희일 선임기자 2021. 12. 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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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소나무 묘목을 저장해 놓기 위해 포장하는 모습.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제 묘목도 저장해놨다가 원하는 시기에 심을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나무(묘목)를 저온저장 또는 냉동저장 상태로 보관해 놨다가 최상의 식재 시기에 심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세부기준을 7일 발표했다.

최근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해 묘목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봄철 기온이 갑자기 상승하거나 겨울철 돌발성 한파가 발생해 생산 시기를 일정하게 조절하기 어려운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이 이런 기술의 개발 배경이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생산된 묘목을 원하는 시기에 심어 조림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묘목을 저장했다가 식목 시기를 조절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같은 한반도에서도 경남지역과 강원 북부지역의 경우는 같은 묘목도 심는 시기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묘목을 저장해 뒀다가 심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산림과학원 산림기술경영연구소는 저온저장 시설을 이용해 묘목을 최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온도와 기간 등을 개발하기 위해 각종 실험과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묘목을 저장하는 최적의 조건은 저장기간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묘목을 저장해야 하는 기간이 2개월 미만일 경우는 냉동을 해서 보관하기 보다는 1~2℃로 냉장하는 것이 묘목의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저장기간이 2개월에서 8개월로 긴 경우에는 영하 2~4℃로 냉동, 보관하면 최적의 묘목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나무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꼭 포장을 해야 하는데, 상자를 이용해 비닐로 이중포장을 하는 게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이중포장을 하는 이유는 저장 중 나무가 마르지 않고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저장 과정 중 곰팡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살균제를 처리를 하고, 묘목이 저온저장고에서 나오는 찬 바람과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산림과학원은 설명했다.

장기 보관해 둔 묘목을 해동할 때는 식재 전 3~6일 이내에 조림지 인근의 그늘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통풍을 위해 상자를 열어놓은 뒤 나무를 세운 상태로 해동하면 좋다”고 말했다.

정도현 산림기술경영연구소장은 “이번 묘목 저장기술 개발을 통해 우량 묘목을 현장에 적기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조림 성과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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