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감독의 수염은, 알고 보니 '효심'이었다
[스포츠경향]
지난 10월29일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새 감독이 취임했다. 2군 감독에서 1군 감독으로 승격한 후지모토 히로시 감독은 특유의 콧수염을 기른 채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일본 스포츠신문 ‘스포츠닛폰’ 인터넷판에 7일 소개된 칼럼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선 후지모토 감독의 콧수염이 여러 사람의 시선을 모은 모양이었다. 1군 감독 취임 행사인 만큼 ‘깨끗이 수염을 깎고 나왔으면…’ 하는 주위 눈치가 있었다고 한다.
일본프로에서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처럼 장발 또는 수염을 아예 금기시하는 구단조차 있다. 일종의 ‘전통’과 ‘격’을 얘기하는 것이다.
후지모토 감독이 수염을 기른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니다. 사연의 깊이도 대단하다.
1981년 난카이 호크스(소프트뱅크 전신)에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한 후지모토 감독은 슈퍼스타는 아니었지만, 프로 통산 715안타에 105홈런 419타점을 올리며 나름의 족적을 남겼다. 1990년에는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후지모토 감독에게 콧수염은 ‘효심’이었다. 손자가 뛰는 모습을 TV로 지켜보는 게 삶의 낙이던 할아버지가 시력 저하로 영상 속 선수들을 한눈에 구별하지 못했다. 이때 콧수염은 손자를 구분하는 증표 같은 것이었다. 후지모토 감독은 그 이후로 수염을 적정 길이로 유지해왔다.
후지모토 감독의 수염은 다시 화두에 올랐다. 니혼햄 새 사령탑으로 오프시즌 미디어의 주인공인 된 신조 츠요시 감독은 내년 개막전에서 소프트뱅크를 만나는 일정을 미리 보고 승패에 따라 수염을 유지하거나 깎는 ‘면도 매치’를 제안했다. 이에 후지모토 감독은 아직 수용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후지모토 감독은 마무리캠프를 마치며 분명한 약속 하나는 했다. “내년 가을 최고봉에 오르면 면도하겠다”는 약속이었다.
소프트뱅크는 2020년 이후 2년만에 우승을 노리는 시즌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일단은 후지모토 감독의 수염을 깎을 수 있는 ‘외압’은 오직 내년 시즌 팀 성적뿐인 것으로 보인다.
후지모토 감독은 내년 시즌 소프트뱅크 ‘감독 어드바이저’로 함께 하는 김성근 전 감독과도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이래저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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