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압박 수위 높이는 규제 당국.. 美 SEC '태양광 패널 위험성' 조사 착수

2019년부터 내부 고발 있었지만
SEC가 직접 조사 착수한 건 처음
로이터 "테슬라에 압박 수위 높여"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태양광 패널의 결함으로 인한 화재 위험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두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의혹은 2019년 내부 고발을 통해 알려졌지만 SEC가 이 문제를 직접 들여다보는 건 처음이다.

6일(현지 시간) 로이터는 SEC가 테슬라가 수년간 태양광 패널의 결함으로 인한 화재 위험성을 주주들과 대중에게 고지하지 않았다는 내부 고발을 바탕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SEC가 내부고발자인 테슬라 전직 간부 스티븐 헹키스에게 보낸 정보공개 요청 관련 답변서한을 통해 알려졌다. SEC는 지난 9월 보낸 답변 서한에서 "조사는 진행 중이지만 이것이 테슬라가 불법을 저질렀음을 시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로이터는 "SEC가 운전자 자율 주행 시스템 안전 문제에 이어 이번 내부 고발 조사에 착수하면서 테슬라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도 헹키스가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테슬라 태양광 설비의 화재 위험성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헹키스는 테슬라 경영진에 화재에 취약한 태양광 시스템의 가동을 중단하고 규제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같은 요구가 묵살되자 그는 2019년 내부 고발 문건을 통해 테슬라와 자회사인 태양광패널 업체 솔라시티가 주주들에게 건물 훼손에 대한 자사의 책임과 이용자 부상 위험성, 화재 가능성 등을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솔라시티는 테슬라가 2016년 인수한 회사로, 주택과 관공서, 상업시설 등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공급해왔다. 또 테슬라가 결함 있는 전기 커넥터가 화재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도 고객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헹키스의 내부 고발 외에도 2019년에는 미국 최대 유통 체인인 월마트가 테슬라의 지붕 태양광 발전 시스템 때문에 7개 매장에서 화재가 났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일부 태양광 시스템을 쓰는 가정에서 관련한 화재로 테슬라를 고소하기도 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made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