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의 시간은 끝났다, 움직이기 시작한 디트로이트[슬로우볼]

안형준 2021. 12.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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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일찌감치 중단된 올겨울 시장에서 가장 놀라운 행보를 보인 팀이다. FA 시장에서 굵직한 선수들을 영입했고 주력 선수를 버리기도 했다.

디트로이트는 유격수 최대어 중 한 명인 하비에르 바에즈와 6년 1억4,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선발 시장에서는 좌완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를 5년 7,700만 달러 계약으로 영입했다. 그리고 트레이드 시장에서 신시내티 레즈로부터 포수 터커 반하트도 영입했다. 마운드와 안방, 중앙 내야까지 골고루 보강했다.

대신 결별한 선수도 많았다. 계약이 만료된 윌리 페랄타, 데릭 홀랜드, 훌리오 테에란, 호세 우레나가 FA 시장으로 떠났고 포수 그레이슨 그레이너, 좌완 맷 보이드를 논텐더 방출했다.

영입 선수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역시 바에즈. 바에즈는 비록 지난해 부진했지만(.203/.238/.360 8HR 24RBI) 공수를 겸비한 중앙 내야수다. 2018-2019시즌 2년 동안 298경기 .286/.321/.544, 63홈런 196타점 32도루를 기록했고 올시즌에도 시카고 컵스와 뉴욕 메츠에서 138경기에 출전해 .265/.319/.494 31홈런 87타점 18도루를 기록했다. 아주 정교한 타자는 아니고 선구안도 좋지 않지만 30홈런을 칠 수 있는 장타력과 빠른 발, 안정적인 수비 능력까지 가졌다. 1992년 12월생으로 이제 막 29세가 된 바에즈는 아직 몇 년은 더 전성기를 누릴 수 있는 선수다.

특히 마운드의 변화가 크다. 디트로이트는 로테이션을 책임지던 투수 셋을 내보냈다. 우레타는 성적이 좋지 못했지만 2021시즌 100.2이닝을 투구한 선수. 페랄타는 시즌 중반 빅리그 로스터에 합류해 93.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07을 기록했다.

논텐더 방출된 보이드는 7시즌 동안 777.2이닝을 소화한 디트로이트 선발진의 터줏대감이었다. 하지만 통산 평균자책점이 4.96으로 높고 올시즌 처음으로 평균자책점 3점대(3.89)를 기록했다. 그리고 팔 부상도 안고 있는 상황이었다. 디트로이트는 다음시즌 제대로 전력이 될지 알 수 없는 보이드에게 더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바에즈에게 거액을 쓴 것은 새로운 마운드에 대해 자신이 생긴 덕분으로 보인다. 디트로이트는 세 명의 선발투수와 결별했지만 여전히 '믿는 구석'이 있다. 바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젊은 투수들이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인 1997년생 우완 케이시 마이즈는 올시즌 30경기 150.1이닝을 소화하며 7승 9패,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했다. 지난해 데뷔한 마이즈는 올시즌 빅리그에 제대로 적응했고 전체 1순위 지명자 기대치에 걸맞는 모습을 조금씩 보여가고 있다.

2016년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9순위) 지명자인 1998년생 우완 맷 매닝도 올시즌 빅리그에 데뷔했다. 18경기 85.1이닝 4승 7패, 평균자책점 5.80. 다소 아쉬운 성적이었지만 7월 한 달 동안 24.1이닝, 평균자책점 4.07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시즌 빅리를 경험한 매닝이 다음시즌 마이즈처럼 성장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2020시즌 데뷔한 1996년생 좌완 타릭 스쿠발도 2년차인 올시즌 31경기 149.1이닝, 8승 12패,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했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상황이다.

디트로이트는 20대 초중반의 영건 3인방이 '빅리그급'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젊은 투수들이 자리잡은 디트로이트는 올시즌 팀 평균자책점 4.32로 전체 17위를 기록했다. 전력을 재건 중인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준수한 성적이었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에이스급 투수로 활약해온 베테랑 로드리게스가 로테이션의 든든한 '맏형'으로서 3인방을 이끌어준다면 마운드가 더욱 안정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류현진을 영입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2021시즌 승률 0.475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에 오른 디트로이트는 성적 뿐 아니라 전력도 중하위권이었다. 하지만 올겨울 움직이는 것은 투타 핵심 선수를 보강한다면 순위 싸움을 할 수도 있다는 계산이 있기 때문이다. 중부지구는 올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절대강자로 군림했고 나머지 4팀은 모두 승률 0.450 이상 0.500 미만에 머물렀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전력이 약해졌고 미네소타 트윈스도 지구 최하위에 그쳤다.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여전히 인내의 시간을 보내는 중. 화이트삭스가 조금 '삐끗'한다면 디트로이트도 충분히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구성이다. 그리고 11월에 2억 달러가 넘는 돈을 썼지만 디트로이트의 겨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저스틴 벌랜더, 맥스 슈어저를 배출한 디트로이트는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리그를 주름잡는 강팀이었다. 몇 년에 걸친 인내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있는 디트로이트가 과연 2022시즌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자료사진=코메리카 파크)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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