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공식화..中 '반격' 조치 주목

김현 특파원 2021. 12. 7.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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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 사키 대변인, 정례브리핑 통해 외교적 보이콧 발표
민주주의 정상회의 앞두고 발표..서방국가 보이콧 동참 가능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월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모습.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이 6일(현지시간) 중국의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미중간 갈등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9~10일 약 110개국이 참여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외교적 보이콧 입장을 발표함에 따라 서방을 중심으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는 국가들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젠 사키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베이징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외교 또는 공식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외교적 보이콧 입장을 공식화했다.

외교적 보이콧은 올림픽에 선수단은 파견하되 개·폐회식 등 올림픽 관련 행사 때 외교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사키 대변인은 외교적 보이콧 이유에 대해 "신장 자치구의 집단 학살과 반도인적 범죄, 기타 인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다"고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그 밖의 지역에서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했다.

그간 미국 의회에선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의 인권 유린과 홍콩에 대한 인권 탄압 등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를 지적하면서 선수단까지 파견하지 않는 전면 보이콧 주장까지 제기돼 왔다.

그러나 전면 보이콧은 올림픽 출전을 위해 노력해 온 선수단에 대한 불이익 등 과도한 조치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외교적 보이콧 가능성이 대안으로 거론됐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이후 처음으로 화상 정상회담을 개최(11월15일)한 지 사흘만인 같은달 18일 외교적 보이콧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가 고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과거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79년 12월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대응해 미국은 이듬해 열린 모스크바 하계올림픽에 전면 보이콧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 60개국 이상이 보이콧에 동참했지만, 수백명의 미국 선수들이 올림픽의 영광을 누릴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인권탄압 문제에 대해 강한 항의 표시를 하면서도 선수단의 참여를 보장하는 외교적 보이콧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2021년 12월6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사키 대변인은 선수단 파견에 대해선 지금 이 순간을 위해 훈련을 해 온 선수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이 올바른 조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외교적 보이콧은 미국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하지만, 미국의 가장 큰 군사적·경제적 경쟁자에게는 중대한 정치적 모욕"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9~10일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앞두고 외교적 보이콧 조치를 발표함에 따라 이에 동참하는 국가들이 늘어날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번 발표가 나온 것에 주목하면서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권위주의와 부패에 대한 대중의 입장을 밝히기 위한 노력"이라며 "중국은 이번 회담에 초청된 100개 이상 국가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외신들을 통해선 영국과 캐나다, 호주 등이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일본도 "적절한 시기에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태다.

민주주의 정상회의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한국 정부도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남·북·미·중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등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모멘텀으로 삼고자 했던 문재인정부의 구상은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키 대변인은 동맹국들의 보이콧 동참 여부에 대해 "우리는 우리의 결정을 그들(동맹국들)에게 알렸고, 그들 스스로 결정을 내리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선언이 현실화됨에 따라 중국의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 이미 중국은 '반격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해 왔던 만큼 어떤 대응 조치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가능성에 대해 "스포츠 정치화를 그만두고 이른바 '외교적 보이콧'을 중지함으로써 중·미 관계의 중요 영역에서의 대화와 협력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이어 "만약 미국이 독단적으로 행동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반격하는 조치를 결연하게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사키 대변인은 중국의 반발 가능성에 대해 "우리의 관점은 그것이 우리의 관계를 보거나 틀을 잡기 위한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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