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전기차 루시드 SPAC 거래 조사

송경재 2021. 12. 7.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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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의 애리조나주 카사그란데 공장에서 직원들이 9월 28일(현지시간) 루시드 드림에디션P와 드림에디션R 전기차 시험주행을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그룹이 6일(이하 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말 특수목적합병법인(SPAC)과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에 관한 조사라고 루시드는 설명했다.

루시드에 따르면 SEC 소환장은 지난 3일 접수됐다. SEC가 소환장에서 우회상장 SPAC인 처칠캐피털코프IV와 합병 당시의 관련 서류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SEC 조사 소식에 주가 급락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에 따르면 루시드 주가는 SEC 조사 소식에 장 초반 10% 넘게 폭락했지만 이후 낙폭이 좁혀졌다. 그러나 주식시장 상승세 속에서도 5%가 넘는 하락세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루시드는 2.41달러(5.10%) 급락한 44.86달러로 장을 마쳤다.

루시드는 올 2월 처칠과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 방안을 발표했고, 양사 합병은 7월말 마무리됐다.

루시드는 기업가치가 240억달러로 평가됐고, 44억달러 자금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루시드의 자본 모집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피델리티, 프랭클린 템플턴, 윈슬로캐피털매니지먼트 등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했다.

처칠캐피털은 3일 현재 루시드 지분 약 13억달러어치를 소유하고 있다.

SEC는 루시드의 SPAC 합병 조사 이전에도 SPAC를 통해 우회상장한 미 전기차 업체들에 대해 일련의 조사를 벌여왔다.

전기차 우회상장, SEC 조사 타깃
이들이 전통적인 기업공개(IPO) 방식에서 벗어난 우회상장을 택함에 따라 IPO 과정에서 흔히 드러나는 문제점들이 감춰져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니콜라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SAPC과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한 전기·수소트럭업체 니콜라는 상장 뒤 한 동안 주가가 고공행진했지만 실상은 변변한 기술력도 없는 빈껍데기 회사라는 공매도 투자업체 힌덴버그리서치의 보고서가 공개된 뒤 나락으로 추락한 바 있다.

SEC와 미 법무부 등의 조사에서는 "니콜라는 사기"라는 힌덴버그의 주장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니콜라는 결국 1억2500만달러 과징금을 내고 SEC와 문제를 봉합하기로 합의했고, 창업자 트레버 밀턴은 투자자 오도 혐의로 입건됐다.

또 다른 전기차 업체 로즈타운도 니콜라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구매 약속을 마치 선주문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로 주주들에게 알린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

로즈타운은 대규모 조사 속에 자금난에 시달리자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의 공장을 애플 하청사인 대만 폭스콘에 매각한 바 있다.

SEC 압박에 우회상장 붐도 시들
올들어 SEC가 SPAC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에 들어가자 SPAC을 통한 우회상장 바람도 잦아들었다.

SPAC과 합병해 우회상장하려던 계획을 갖고 있던 일부 업체들은 아예 이 방안을 접고 다른 상장 방법을 모색 중이기도 하다.

SEC는 7월에도 SPAC에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7월 우주 인프라업체 모멘터스와 합병을 추진하던 스테이블로드애퀴지션컴퍼니와 자금을 댄 브라이언 캐벗에게 벌금을 물렸다. 모멘터스가 우주에서 추진기술을 "성공적으로 시험했다"고 주주들에게 밝힌 것이 현실을 오도했다고 SEC는 판단했다. 실제로는 이 시험은 실패했다고 SEC는 밝혔다.

개리 젠슬러 SEC 위원장은 당시 벌금을 물리면서 합병으로 상당한 이익을 갖는 SPAC 거래가 부적절하게 진행되고, 투자자들을 오도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루시드는 상장 뒤 주가가 폭등했다. 상승폭이 348%에 육박해 주가가 4배 넘게 폭등했다. 매출은 거의 없고 여전히 심각한 손실을 내고 있지만 미래 가치에 큰 기대를 건 투자자들이 몰려든 덕이다.

투자자들은 테슬라 엔지니어 출신인 피터 롤린슨이 테슬라와 같은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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