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법무사 김동명, 20억 기부
겉치레는 싫다며 기부 전 과정을 우편으로 진행한 90세 법무사의 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졌다. 카이스트(KAIST)는 6일 “경기도 성남에 사는 법무사 김동명(90)씨가 인공지능 연구·개발에 써달라며 현금 3억원과 17억원 상당의 부동산 등 총 20억원을 김재철AI대학원의 발전 기금으로 기부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기술 변화에 관심이 많은 김씨가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미래 산업은 인공지능(AI) 분야라는 확신을 갖고 기부금 사용처를 ‘김재철AI대학원 발전 기금’으로 지정했다.
카이스트 발전재단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9월 우편으로 먼저 기부 의사를 밝혔다. 친필로 작성한 서류 ‘증여 청약 의향서’에서 그는 “위 본인이 현금과 별지 부동산을 귀 재단에 ‘사인증여등기’에 의거 증여하고자 하는 바 다음 제안을 동의·수용할 수 있는지요”라고 문의했다. 사인증여는 증여자가 사망하면 효력이 발생하는 생전 증여 계약이다. 재단은 즉시 계약서와 위임장 등 증여에 필요한 문서를 그에게 회신했다. 현직 법무사인 김씨는 부동산 등기 이전 등 기부에 필요한 실무 절차를 직접 진행해 기부를 완료했다.
카이스트는 지난달 17일 대전 카이스트 총장실에서 열린 감사패 전달식에서 김씨가 “카이스트가 세상을 바꾸는 과학기술로 국가와 사회 발전에 공헌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ˮ고 말했다고 전했다. 기부 소식은 널리 알려야 좋은 뜻에 동참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주변 설득에 김씨가 기부 사실을 공개하게 됐다고 학교 측은 덧붙였다. 김씨는 전달식에서 “최근 카이스트에 고액 기부가 잇따른다는 언론 보도를 눈여겨봤다”며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훨씬 크다는 건 해본 사람만 알 수 있는데,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을 이끌어갈 카이스트 인공지능 연구에 힘을 보탤 수 있다면 내겐 더할 나위 없다ˮ고 했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김동명 법무사님의 편지를 받았을 때부터 참 귀하고 감사한 가치를 카이스트에 보내주셨다는 점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ˮ며 “세계의 인공지능 기술을 선도하는 대학이 되어 보내주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학교 구성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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