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폭증에 병상도 의료진도 한계.."도망가고 싶어요"
[앵커]
확진자와 중환자 수가 계속 최고치를 넘나들면서 일선 병원들의 대응 여력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병상은 부족한데 환자들의 연령대와 중증도는 계속 높아지다 보니, 의료진도 "도망가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유경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병상 10개 중 8개 이상은 항상 차 있고, 하루에만 60여 명이 입·퇴원을 반복합니다.
의료진은 매일이 전쟁 같다고 말합니다.
[백연희/간호사 :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많으셔서. 저희도 걱정이에요. 열도 안 떨어지고..."]
[양명자/간호사 : "어떨 때는 진짜 도망가고 싶어요. 너무 막 일에 치여서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중증 환자 비중이 높아지면서 부담은 더 커졌습니다.
환자 상태는 자꾸만 나빠지는데, 옮길 병상이 없어 며칠씩 대기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백연희/간호사 : "다른 병원으로 못 가시고 여기서 치료하시다가 사망하시는 분들도 여러분 계시고요."]
[윤영복/병원장 : "전에 중증환자가 잘 빠질 때는 일반 중등증 환자의 치료에 전념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중증환자 관리에 너무 힘을 쏟다보니까 힘들어지는 거죠."]
이 감염병 전담 병원에도 고령 환자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최재필/서울의료원 감염관리실장/전문의 : "70대 이상이 한 80% 정도 되실 정도로 지금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감염 위험 때문에 보호자나 간병인 접근이 막히면서 간병까지 의료진 몫이 됐습니다.
[김경진/간호사 : "거동도 못 하는 분들이 계시니까 저희가 기저귀를 갈아드린다든지 계속 체위변경을 해드린다든지 식이 보조를 한다든지 그런 것들이 많으니까..."]
중증 환자들이 크게 늘면서 환자 상태에 맞는 병상을 배정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입니다.
[장정현/간호사 : "입원하실 때부터 상태가 안 좋으신 분들이 많이 오셨어요. 다른 병원에도 이미 중환자가 많아서 이제 갈 수 있는 병원도 많이 줄고..."]
여기에 재택치료자 관리까지 맡게 돼 늘어나는 업무량은 이미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다다랐습니다.
[강순원/서울의료원 공공의료사업지원팀장/간호사 : "잠시 쉴 수 있는 시간이 없는 상황이고요. 저희는 꼭 전쟁터의 최전선에 있는 거 같은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촬영기자:박준석 권순두/영상편집:이진이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최유경 기자 (60@kbs.co.kr)
저작권자ⓒ KBS(news.kbs.co.kr)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 청소년 방역패스 “강제 접종” 논란 확산…“학습권보다 감염 보호가 더 중요”
- 병상 없어 요양원 집단감염 방치…“어르신들 살려주세요”
- 경기·충북서도 교회발 오미크론 확진…수도권 의료 역량 한계치 넘어
- “행사비 나눠 가졌다”…양심선언에 징계로 보복?
- [제보] 교수 차 과태료 납부도 대학원생 몫?…“13명 중 10명 떠나”
- [단독] 현대오일뱅크, 자회사에 페놀 폐수 떠넘기기 의혹
- ‘가성비 갑’ 공기 청정기는?…성능·유지비 따져봤더니
- 오미크론에 기업들 ‘방역 U턴’…“회식 금지·재택 확대”
- “50대 여성 이어 공범까지 살해”…50대 남성 검거
- [크랩] 세계 유산 신청했다 건축 기록물까지 등재된 한국의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