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에 글로벌 공포 재현되나] 오미크론發 백신 경쟁 돌입한 글로벌 제약사..이번 승자는 누구

이다비 기자 2021. 12. 6.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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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을 상대로 한 기존 코로나19 백신 효능에 관해 글로벌 백신 제조사인 모더나(왼쪽)와 바이오엔테크(오른쪽) 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변이(이하 오미크론)’가 다시 전 세계를 공포로 밀어 넣었다. 델타 변이 등 다른 변이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강한 오미크론은 기존 코로나19 백신으로 크게 예방하지 못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백신 제조사는 ‘오미크론 백신’ 등을 개발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미 12월 2일 기준으로 오미크론은 유럽·북미·남미·아시아·오세아니아·아프리카 6개 대륙에서 모두 발견됐다. 미 CNN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독일, 홍콩, 캐나다, 일본, 영국 등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11월 24일(이하 현지시각) 세계보건기구(WHO)에 오미크론을 처음 보고한 지 약 일주일 만에 최소 28개국에서 감염자가 발생한 것이다. 첫 보고받은 지 이틀 만인 11월 26일 이 바이러스를 ‘우려 변이'로 지정한 WHO는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강할 수 있다는 예비 증거가 있다”며 “오미크론 사례가 이미 여러 국가에서 확인됐고 추가 확산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12월 1일 오미크론 첫 감염 사례(5명)가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오미크론을 상대로 한 기존 코로나19 백신 효능에 관해 글로벌 백신 제조사 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양대 백신 회사 수장이 상반된 주장을 편 것이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는 11월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기존 백신은) 델타 변이와 같은 수준으로 (효과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존 백신이 델타 변이만큼 오미크론에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반면 미국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우구어 자힌 CEO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감염자가 중증으로 병을 앓지 않도록 강력히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관론 대 낙관론이다.

전망은 엇갈리지만 글로벌 백신 제조사들은 일단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오미크론이 기존 코로나19 백신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이상 오미크론 전용 백신을 만들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백신 마련을 위해서는 변이 특질 규명 과정이 필요하다.

새로운 백신이 필요할지 아니면 기존 백신으로 오미크론을 막아낼 수 있을지는 백신 제조사들도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실험 결과가 도출될 때까지 최소 2~3주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각 제조사는 현재 오미크론과 관련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엔테크는 최근 오미크론이 백신 접종자를 감염시킬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실 실험을 시작했다. 바이오엔테크는 11월 26일 로이터에 보낸 성명에서 “필요하다면 새로운 변이에 맞춘 새 백신을 약 100일 이내에 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더나도 실험에 돌입했다. 모더나도 성명을 내고 오미크론에 특화된 부스터 샷(3차 접종)을 조속히 개발할 계획이라며 60~90일 안에 백신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방셀 CEO도 오미크론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백신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모더나는 오미크론 부스터 샷을 개발해 이르면 2022년 3월 임상시험과 승인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개발이 완료된 뒤에도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까지는 자료 제출, 중간단계 임상시험 등을 고려할 때 약 3∼4개월이 더 걸릴 수 있다. 모더나의 이인자인 스티븐 호지 사장은 “오미크론 부스터 샷은 현실적으로 2022년 2분기에 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FDA가 기존 독감 백신처럼 새 변종에 대응하는 백신에 대해 일일이 대규모 임상시험을 요구하지 않으면 출시까지의 기간은 더 단축될 수 있다.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와 존슨앤드존슨(얀센 모회사)도 오미크론 백신 개발을 위한 초기 작업에 들어갔다. 노바백스는 오미크론 백신 연구를 시작했으며 존슨앤드존슨은 자사 백신이 오미크론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시험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AZ)도 오미크론을 조사하기 위해 아프리카 보츠와나와 에스와티니에서 연구를 하고 있다.

11월 30일 오미크론이 처음 보고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 여성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연결 포인트 1
오미크론,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신호인가

오미크론은 현재까지 기존 변이보다도 훨씬 많은 돌연변이가 일어나 감염성이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강한 감염성과는 달리 증상은 기존 코로나19보다 경미하다고 보고되고 있다. 오미크론을 처음 보고한 안젤리크 쿠체 남아프리카공화국의사협회장은 11월 30일 CNN과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환자 대다수는 증상이 경미하고 입원이 필요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오미크론 감염자 대부분이 피로감, 근육통, 인후통, 마른기침 등의 증세를 약하게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오미크론이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을 끝내는 신호라는 주장도 나왔다. 독일 차기 보건부 장관 유력 후보인 임상 유행병학자 카를 로터바흐 교수는 “오미크론이 처음 보고된 남아프리카공화국 의사들이 말한 것처럼 비교적 덜 심각한 증상을 유발할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앞당길 수 있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낙관하긴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학의 무게 세비크 박사는 현시점에서 오미크론의 심각성에 관한 주장은 적은 양의 자료에 기반한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코로나19 변이를 보면 중증도와 증상이 다양하다며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뉴욕증시는 오미크론 출현으로 11월 26일 올해 들어 최대 폭으로 급락했다. 사진 블룸버그

연결 포인트 2
오미크론 충격에 전 세계 증시 ‘출렁’

오미크론이 등장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국내 증시뿐 아니라 해외 증시도 오미크론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특히 기존 코로나19 백신이 오미크론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방셀 CEO의 발언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11월 30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86% 떨어진 채로 마감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90%, 1.55% 하락했다. 앞서 뉴욕증시는 오미크론 출현으로 11월 26일 올해 들어 2%대 최대 폭으로 급락했지만 11월 29일 봉쇄 조치는 없다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발언에 힘입어 반등했다. 그러나 방셀 CEO의 발언으로 다시 불안감이 커지자 하락한 것이다. 한국 코스피지수도 11월 30일 2.42% 내리며 2021년 들어 최저 수준인 2839.01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2800대로 주저앉은 것은 2020년 12월 30일 이후 11개월 만이다. 증권가는 오미크론과 관련한 정확한 실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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