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위드 코로나 시대의 'K-컬처'

서필웅 2021. 12. 6.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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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스포츠 기자는 코로나 시대 우리 삶의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체감하는 직업 중 하나일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이후 직업상 일상적으로 오가는 스포츠 경기장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 탓이다.

이런 우리의 열정이 새롭게 전개될 '애프터 코로나' 시대에도 전 세계를 매료시킬 'K-컬처'를 계속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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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스포츠 기자는 코로나 시대 우리 삶의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체감하는 직업 중 하나일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이후 직업상 일상적으로 오가는 스포츠 경기장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 탓이다. 심지어 이런 변화를 경기장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관객의 수가 정원의 몇 %인가라는 숫자로 현재 우리 사회 코로나19 확산의 심각성을 가늠할 수 있기까지 하다.

그런 면에서 최근 한 달여간 이어진 ‘위드 코로나’의 경기장 모습은 반갑기만 했다. 마침내 경기장 모든 관중석이 팬들로 꽉 채워진 모습을 보게 된 덕분이다. 썰렁하기만 했던 야구장, 축구장, 배구장, 농구장이 팬들의 열기로 채워졌다. 관중들이 돌아오니 선수들도 신이 났고, 덩달아 취재하는 기자들도 흥이 난다. 단순히 경기장 분위기가 나아졌기 때문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코로나19를 슬기롭게 극복해내고 있다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찌 흐뭇하지 않을 수 있을까.
서필웅 문화체육부 기자
다만, 관중들이 돌아왔다고 해서 과거의 모든 삶이 원상회복된 것은 아니라는 것도 깨닫게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경기장에서 육성응원이 불가능하다. 이런 코로나19 시대의 경기장에서 팬들도 힘들고, 팬들이 경기에 녹아들 수 있도록 도왔던 응원단도 애를 먹는다. 지난달 끝난 한국시리즈에서 매 경기 시작 전 응원단장은 단상에 올라 “제발 육성응원을 자제해 달라. 그렇지 않으면 다시 무관중 경기 시대로 돌아가게 된다”고 애원하기도 했다. 극적인 순간 저절로 터져 나오는 환호성을 의식적으로 참아야 하는 팬들도, 이런 자연스러운 열기를 발산하지 못하도록 자제해야 하는 응원단도 못할 노릇이다.

슬프게도 많은 전문가가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영원히 돌아갈 수 없다”는 조언을 하곤 한다. 다시는 한 공간에 모여 마음껏 함께 소리 지르고 환호하는 날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제는 좋았던 그때를 막연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마스크를 쓰고 조용하게 함께 즐기는 문화에 익숙해져야 할지도 모른다.

자연스럽게 스포츠뿐 아니라 우리 문화 전체가 어떻게 변해야만 할지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된다. 어느새 전 세계가 즐기게 된 ‘K-컬처’는 팬들이 함께 환호하고, 소리 지르고 즐기는 문화를 기반으로 한다. 한국의 야구장을 찾은 외국인들은 수만 팬들이 한 명의 선수 이름을 목청껏 부르는 모습에 감명받는다고 한다. 한국의 콘서트는 수만 관중들이 ‘떼창’을 하는 장관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기본적으로 우리의 스포츠와 공연문화는 떠들썩하고, 그래서 즐겁다. 이런 에너지가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그런데 이제는 소리를 지를 수 없으니 ‘K-컬처’도 또 다른 모습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잘해낼 것이라 믿는다. 한국의 문화는 만드는 이들도 이를 즐기는 팬들도 마음속에 뜨거운 열정을 품고 있고, 이는 소리를 지르지 못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우리의 열정이 새롭게 전개될 ‘애프터 코로나’ 시대에도 전 세계를 매료시킬 ‘K-컬처’를 계속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서필웅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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