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돋보기] '경기 감귤·강원 바나나' 나온다..급변하는 '과일 지도'

2021. 12. 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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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귤 하면 제주도죠. 그런데 제주도 특산물인 감귤을 경기도에서 기르고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강원도에서는 바나나를 재배한다는 것도 신기하죠? 열대 과일을 여러 곳에서 키워서 싼 가격에 먹게 된다면 좋은 일이지만, 마냥 기뻐할 일만은 아니라고 하는데요. 급변하는 한반도의 과일지도를 세상돋보기에서 들여다봤습니다.

【 기자 】 나무마다 탐스럽게 익은 감귤이 매달려 있습니다.

제주처럼 보이지만 여기는 경기도 광주입니다.

아열대 과일인 감귤이 경기도까지 북상한 건데 광주에만 감귤 농가가 10곳이나 됩니다.

▶ 인터뷰 : 함병식 / 감귤 재배 농민 - "기름이 100리터 정도밖에 안 들었고요. 그전보다 기후에 대해서 온도도 많이 올라갔고."

이 하우스에는 귤보다 더 굵은 열매가 달려 있습니다.

제주에서만 볼 수 있었던 황금향입니다.

▶ 인터뷰 : 김경태 / 황금향 재배 농민 - "수도권 계신 분들이 귤을 따려고 제주도를 가서 할 수밖에 없는 체험을 여기서 할 수 있다는 것에 너무 만족해하고 있고."

▶ 스탠딩 : 장진철 / 기자 - "전국에서 겨울 추위가 심해 강베리아라고 불리는 강원도에서도 이처럼 열대 과일이 재배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우스 안 나무에 바나나가 주렁주렁 걸렸습니다.

한쪽에는 구아바와 패션푸루트에 빨간 커피열매도 보입니다.

한겨울을 제외하고는 하우스가 아닌 노지에서 키웁니다.

▶ 인터뷰 : 이학원 / 바나나 재배 농민 - "(패션푸루트를 1년에) 두 작기를 수확하는데 한 작기는 노지에서 충분히 내가 해본 경험만으로는 가능하다…."

남부지역은 이미 아열대 과일 주산지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아열대 과일 재배 면적은 10년 사이 5배나 늘었습니다.

국내 과일 재배 지도도 급변하고 있습니다.

휴전선 바로 아래인 강원 철원과 양구에서 맛 좋은 사과가 쏟아져 나오면서 '대구 능금'은 옛말이 됐습니다.

청도 복숭아와 진영 단감도 명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지구온난화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100년간 국내 평균기온은 1.8도 상승했고, 최근 10년 사이 0.5도 올랐습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80년에는 한반도의 62%가 월평균 기온이 10도가 넘는 아열대 기후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렇게 기온이 오르고 과일지도가 바뀌면 병충해 양상도 급속도로 변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 인터뷰(☎) : 임찬규 / 온란화대응농업연구소 연구사 - "기후가 변화되면서 외래 해충들이 침입할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런 것에 대응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한창 열매가 자라는 5월에 장마가 이어지고, 수확철인 9월에 가을 태풍이 습격하는, 이런 기상이변도 반갑지 않은 손님입니다.

경기도 감귤과 강원도 바나나 등 열대 과일을 더 많이 생산하고 또 즐길 수 있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세상돋보기였습니다. [mbnstar@mbn.co.kr]

영상취재 : 정의정 기자 윤두메 VJ 그래픽 : 최진평

#MBN #경기감귤 #원주바나나 #과일지도 #장진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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