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우린 왜 '메르켈 정치' 없나
'2월 1일이 오면 난 헌법 13조 수정안에 서명할 거요.'
모든 인간은 자유로워야 한다고 믿었던 링컨은 남북전쟁이 끝나는 순간 노예제 폐지 역시 물거품이 될 거라 확신하고, 전쟁 중에 헌법 13조 수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해 반대쪽 의원들을 설득합니다. 이렇듯 링컨 리더십의 원동력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지도자는 어떨까요? 이들도 남을 설득하는 데 애쓰고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분열과 갈등을 부채질하는 '편 가르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보십니까.
지금 대한민국은 보수냐 진보냐, 남자냐 여자냐, 청년이냐 고령이냐, 영남이냐 호남이냐 등등 편 가르기가 극심해 마치 전 국민이 무슨 초등학교 운동회 하듯 청군 백군으로 나뉜 듯합니다.
이건 정치인들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물론 선거 전략 측면에서 수긍이 되기도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현직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보다 낮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정권교체 여론에 미치지 못하니 마음이 급하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16년간 재임 후 박수받으며 떠난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포용과 중재가 핵심인 무티(Mutti), '엄마 리더십'으로 재임 시 야당과 3번의 대연정을 성사시키며,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난민사태, 코로나 19 팬데믹 등 위기 때마다 성공적으로 대응해왔습니다.
미국 대선 후보는 배경과 성향 면에서 자신과 대비되는 러닝메이트를 고릅니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효과도 있고, 포용력과 유연성을 보여줄 수도 있으니까요. 우리 대선 후보들은 자신에게 익숙하고 편한 사람을 골라 씁니다.
링컨과 메르켈이 보여준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품격의 정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야 합니다. 대선 후보들이 강조하는 '공정' 못지않게 대한민국에선 '공존'도 중요하니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우린 왜 '메르켈 정치' 없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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