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 10만원·싼타페 240만원 오른다.. 내 지갑 덮친 '반도체 공급난'

류정 기자 2021. 12. 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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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된 글로벌 공급망 붕괴

현대차가 ‘국민 아빠차’로 불리는 싼타페 연식변경 모델을 6일 출시하면서 시작 가격을 최대 240만원 인상했다. 스마트폰 대표 제품인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는 내년 2월 가격이 최대 10만원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따른 반도체·철강 등 원자재 값 상승분이 자동차·스마트폰 대표 제품 가격에 본격 전가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가격 인상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져 다른 제품까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싼타페, 갤럭시S 대표 제품 값 급등

현대차는 이날 출시한 ‘2022 싼타페’ 디젤 모델에서 제일 저렴했던 프리미엄 모델을 없애고 편의사양 4개(대형 화면, 트렁크 자동 열림, 자외선 차단 유리, 레인센서)를 추가한 ‘익스클루시브’ 모델로 개편하면서 가격을 240만원(7.6%) 올렸다. 제일 많이 팔리는 ‘프레스티지’ 모델도 107만원 인상했다. 가솔린 제품 역시 시작 가격을 181만원 올렸고, 프레스티지 모델은 48만원 올렸다. 프레스티지 모델에 추가된 사양은 주행보조 기능 몇 개뿐이다. 그동안 자동차 업체들은 제품 연식 변경 시 편의사양을 추가하더라도 가격 인상을 최소화해 상품성을 높였다. 오히려 불필요한 편의사양을 제거해 가격을 낮춘 모델을 신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엔 “최소한의 사양 추가, 최대한의 가격 인상”이 대세가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값 같은 각종 비용 상승이 신차 값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디젤 모델은 새로운 배출가스 규제 충족을 위한 배출가스 저감 장치를 추가 장착하면서 가격 인상 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스마트폰 업계도 제품 가격 인상 대열에 들어서고 있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2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S22 시리즈의 출고가를 전작인 갤럭시S21보다 최대 10만원가량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해(갤럭시S20)와 올해(갤럭시S21) 2년 연속 스마트폰 출고가를 낮췄는데 3년 만에 가격을 올리게 되는 것이다. 기본형인 갤럭시S22는 100만9000원, 갤럭시S22플러스가 124만6000원, 갤럭시S22 울트라가 154만원대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뿐 아니다. 중국 샤오미는 지난 3월 주력 스마트폰인 레드미노트10을 161달러(약 19만원)에 출시했는데 4개월 만인 지난 7월부터 174달러(약 20만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도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최근 “반도체 가격이 15% 오를 경우 애플이 아이폰 가격을 10% 인상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철강 값 급등… 내년에도 가격 인상 불가피

스마트폰 가격 상승의 주 요인은 반도체다. 반도체는 스마트폰 생산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스마트폰의 두뇌격인 모바일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를 비롯해 이미지센서·메모리반도체 센서 등 반도체 종류만 40가지가 넘는다. 특히 모바일 AP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반도체 시장 1위인 대만 미디어텍이 지난달 출시한 플래그십 모바일AP ‘디멘시티9000′은 가격이 이전 모델의 2배로 뛰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용 반도체를 제조하는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들이 올 하반기 15~20%씩 생산 단가를 인상하면서 실제 공급가도 도미노처럼 올랐다”며 “내년에도 반도체 부족 사태가 지속되면서 다른 전자제품 가격 인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 한 대에 200~300개의 반도체가 들어가는 자동차 역시 반도체 가격 상승 영향을 받고 있다. 가격 상승도 문제지만,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을 계획만큼 하지 못해 고정비가 커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게다가 철강·알루미늄·구리·희토류 같은 원자재값도 급등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기아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는 현대제철은 최근 하반기 강판 값을 t당 12만원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5만원이었던 인상폭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이호중 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는 판매량 감소, 전기차 연구개발 투자, 인건비 증가에 따른 재무적 부담까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내년엔 국내 신차 가격 상승세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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