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에 써달라"..김달봉 또 왔다
[앵커]
어려운 이웃에 써달라며 해마다 고액을 기부하고 있는 이름 없는 천사, 일명 김달봉 씨를 기억하시나요?
김달봉 씨가 올해에도 대리인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1억 2천만 원을 전북 부안군에 맡겼습니다.
조선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평범한 종이가방 속 검은 비닐.
테이프로 꽁꽁 싸맨 이 비닐 안에는 현금 1억 2천만 원이 들어있습니다.
지난 3일 오전, 부안군청을 찾은 한 중년 남성이 맡기고 간 건데, 자신을 일명 '김달봉 씨'의 대리인이라고 소개하면서 부안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말을 남긴 채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김달봉이라는 가명을 쓴 기부자가 이렇게 대리인을 통해 성금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6년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실로 한 남성이 찾아와 부안지역에 써달라며 종이가방에 담긴 5천만 원을 건넨 게 시작이었습니다.
[류하일/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리/당시 성금 접수 담당자 : "지정기탁 신청서, 내 기부 의사를 밝히는 서류를 쓰셔야 한다 했더니 거기에 그냥 김달봉이라고만 하셨고 이게 본명은 아니라고 하셨어요."]
이후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에도 김달봉으로 1억 2천만 원씩을 기부했는데 이번에는 해를 넘기지 않고 또 기부를 한 겁니다.
김달봉 씨가 찾아오지 않았던 2017년부터 3년 동안 부안군에 써달라며 2억 3천만 원을 맡긴 또 다른 익명의 기부자가 있는데, 이 역시도 김달봉 씨로 추정됩니다.
이름도, 얼굴도 알 수 없는 김달봉 씨.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어려운 이웃에게, 그 이름 석 자가 큰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선우입니다.
촬영기자:신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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