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계의 홍길동’ 김달봉, 올해도 찾아왔다

부안/김정엽 기자 2021. 12. 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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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부안군에 가명 성금
올해도 1억2000만원 검은 봉투
지난 3일 ‘김달봉씨의 대리인’이라고 밝힌 이가 전북 부안군청에 전달한 현금 1억2000만원이 든 가방. /부안군청

지난 3일 전북 부안군청에 검은색 점퍼를 입은 40대 남성이 들어왔다. 그는 테이프로 단단히 동여맨 검은 봉투가 든 종이 가방을 들고 있었다. 이 가방을 직원에게 건넨 그는 “저는 김달봉씨의 대리인인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말하고 자리를 떠났다. 가방 속 봉투에는 5만원권을 100개씩 묶은 지폐 다발 24개가 나왔다. 현금 1억2000만원이었다.

‘김달봉’이란 이름은 전북 부안에서는 기부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김달봉이란 가명을 쓰는 그는 2016년부터 부안에서 익명으로 억대에 이르는 이웃 돕기 성금을 내고 있다. 최근 3년간 부안군청과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것만 6억원에 이른다. 2016년과 2018년, 2019년에는 현금을 기부했고,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지난해 12월에는 전북의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화를 걸어 “1억2000만원을 기부할 테니 이 돈으로 마스크 20만장을 사서 소외 계층에 전달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지난 1월에도 1억2000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는데, 약 11개월 만인 이날 또 부안군청에 기부한 것이다.

기부하는 김달봉씨는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2016년 말 인천 3개 구의 공동모금회에도 김달봉씨가 나타나 각 5000만원씩, 총 1억5000만원을 기부했다. 그는 부안의 김달봉씨와는 다른 사람으로 알려졌다. 또 구호 단체 세이브더칠드런에 몇 년째 연말마다 1억원씩 기부하는 김달봉씨,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사랑의연탄)’에 2017~2019년 겨울 5000만~1억원씩 후원한 김달봉씨도 있다. 이들도 철저하게 자신을 숨기고 있다. 이들이 부안의 김달봉씨와 같은 인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서 김달봉은 ‘기부계의 홍길동’으로 불리기도 한다.

부안군 관계자는 “매년 잊지 않고 꾸준히 보내주시는 커다란 이웃 사랑에 늘 감사한다”며 “세상에 김달봉씨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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