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 네 부캐가 나오네".. 유통가 '웹드라마' 제작 봇물 이유는?

한영선 기자 2021. 12. 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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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통업계는 기존 미디어의 문법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형식의 웹드라마·웹예능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최근 유통업계는 기존 미디어의 문법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형식의 웹드라마·웹예능 콘텐츠를 선보이며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와 소통하고 있다. 자사 제품이 우수 제품이라며 구구절절 설명하는 평범한 광고 영상에 소비자들은 더 이상 '좋아요' 버튼을 허락하지 않는다. 미디어 환경이 다변화되면서 전통적인 광고의 영향력이 점차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고인 듯 아닌 듯… 웹드라마, 유튜브 조회수 1200만회 기록



최근 유통업계는 기존 미디어의 문법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형식의 웹드라마·웹예능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한섬의 웹드라마 '바이트씨스터즈' 포스터. /사진제공=한섬
스토리를 입힌 영상 콘텐츠를 통해 기업의 팬덤을 형성하는 '브랜디드 콘텐츠'는 기존 광고에 비해 소비자의 거부감을 완화시키는 반면 신뢰도와 몰입감을 제고할 수 있어 활용도가 크다고 평가받는다. 과거에는 일방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발신하는데 머물렀다면 최근엔 소비자들의 공감을 사로잡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월부터 유튜브 채널 '오떼르 Hauteur the day'을 개설했다. 웹예능을 통해 백화점의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다. 공주 컨셉의 부캐(평소의 나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이나 캐릭터로 행동할 때)인 이달의 소녀 '츄, 희진'이 정한 공주의 자격 오떼르를 얻기 위해 미션을 수행하는 웹예능이다.

현재 채널 구독자는 약 6만명이며 인기 영상들의 평균 조회수는 약 17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웹예능·웹드라마 콘텐츠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탈피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소재이다"며 "특히 MZ세대의 화법을 영상 속에서 확인할 수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 전문기업 한섬은 지난해 패션업계 최초로 웹드라마를 제작했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핸드메이드 러브'와 지난 10월 공개한 '바이트 시스터즈'의 누적 조회수는 각각 500만회·1200만회를 넘어섰다. 매출도 증가했다. 바이트 시스터즈 방영 이후 한 달간(10월19일~11월18일) 한섬 온라인몰 더한섬닷컴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6.8%가 늘었고 등장인물이 착용하고 나온 청바지·셔츠 등은 '완판'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앱 실행 건수도 전년동기대비 82.8% 증가했다.

한섬 관계자는 "웹예능을 주로 소비하는 MZ세대는 인위적이고 직접적인 광고를 불편해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을 겨냥해 일방적으로 제품 설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앞세워 고객이 먼저 찾을 만한 영상 콘텐츠로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인 CU도 웹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쓔퍼맨은 찾아가는 편의점 컨셉으로 예능인인 데프콘이 슈퍼맨 복장을 하고 길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CU의 인기 상품들을 맞춤 판매하며 생기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예능 콘텐츠다. 지난 6월 첫 방영된 쓔퍼맨은 1화가 공개된 지 사흘 만에 조회수 3만회를 기록했고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에서 총 조회수는 250만회를 돌파했다.

티몬의 광고 천재 씬드롬은 부캐 'MC민지'로 신규 앨범을 발매한 정준하가 광고를 의뢰한 기업을 찾아가 기업 홍보 전단지를 직접 그려주고 의뢰 대가로 고객 혜택을 얻어내는 과정을 담아낸 프로그램이다. 12월18일부터 방영됐고 총 6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브랜드 스토리텔링의 시대… "소통 좋아하는 MZ세대 공략엔 필수"



최근 유통업계는 기존 미디어의 문법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형식의 웹드라마·웹예능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소비자들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선택하고 선택한 채널에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한다. '정보탐색' 과정에는 시간과 경제적 비용 등 다양한 비용이 소요된다. 급변하고 있는 트렌드와 시장 상황 속에서 색다른 마케팅 방식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힘든 상황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에는 판매자가 제공하는 매장 내 게시물이나 직원의 설명, 공중파 방송 등을 이용한 광고 등의 정보가 대부분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스토리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흥미 있는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 점도 크게 작용했다. 정보통신이 발달하면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소비자들도 기업이 생산한 콘텐츠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 유튜브 채널 개설로 댓글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점도 MZ세대의 성향과 맞아떨어졌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MZ세대들은 기성세대보다 주도적인 특성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사회활동에 참여하기를 원한다"며 "광고를 소비할 때도 기업이 던진 메시지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본인들의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웹 콘텐츠에 열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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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선 기자 youngs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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