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2등' 울산.. 홍명보 체제는 이제 닻을 올렸을 뿐

박병규 2021. 12. 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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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울산] 박병규 기자 = 울산 현대가 3시즌 연속(2019, 2020, 2021) 준우승에 그쳤다. 울산은 K리그 출범 이래 10번의 준우승을 기록했다. 아픔도 컸지만 팬들은 더 나은 미래를 기약하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울산의 ‘역전 우승’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울산은 5일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38라운드 최종전에서 2-0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동시간대 전북이 제주를 꺾으면서 챔피언에 올랐고 울산은 준우승에 그쳤다.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앞두고 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울산 팬들은 모두 1%의 기적을 꿈꾸고 있었지만 확률적으로 전북이 유리했던 만큼 그들의 솔직한 심경을 듣고 싶었다.

경기장을 찾은 손석현씨는 홍명보 감독의 첫 시즌 평가에 대해 “첫 시즌 치고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올해 초부터 클럽월드컵에 나가며 어려움을 겪었고 시즌 중에도 안 좋은 상황이 나왔지만 현재의 멤버들로 여기까지 달려오신 점은 잘했다고 평가하고 싶다”라고 했다. 그 역시 기적을 꿈꿨지만 경기에만 우선 집중하길 바랐다. 그는 “일단 우리 경기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이후 전북의 결과는 말 그대로 하늘에 맡겨야 한다. 전북이 다소 유리한 입장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50대 50의 확률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행여나 준우승에 그치더라도 높은 평가를 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긍정적 모습이 많이 보인 한 해였다. 올 시즌만 놓고 보았을 때 잘했다고 본다. 이겨야 할 경기들을 이겼다. 무엇보다 그동안 전북을 잡지 못했던 징크스를 시원하게 날린 한 해였다. 울산이 할 수 있는 모습을 다했다”라며 결과에 상관없이 팀을 끝까지 응원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내년에도 매 경기 끝까지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었으면 좋겠다. 올해도 최선을 다해준 모습이 많았는데 고생이 많았다고 칭찬하고 싶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상운씨 역시 희망을 가지고 경기장을 찾았다. 그는 “오늘 경기장에 오신 분들의 공통된 바람일 것이다. 무조건 제주를 응원할 것이다. 또 울산의 우승도 희망한다. 마지막에 축제 분위기를 기대하겠다”고 한 뒤 “그래도 마음 한 켠이 걸리는 구석이 있다. 하지만 울산이 100프로 우승할 것이라 생각하고 응원하겠다”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팬들과 꾸준히 소통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팬들의 간절함이 모인다면 내년에 우승할 수 있는 팀이 될 것이다”라며 팀에 바라는 점을 밝혔다.

신영훈씨는 “지난 몇 년간 울산은 항상 우승에 근접해 있었고 유리한 위치에 있을 때마다 미끄러졌다. 그러나 지금은 반대로 우리가 불리한 상황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반대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우승에 기대를 걸어보겠다”라며 역전 우승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 역시 준우승의 결과가 나오더라도 “당연히 아쉽겠지만 울산은 이제 우승에 가까운 팀이 되고 있다. 그래서 올해의 아쉬움보다는 내년과 미래를 향한 기대가 더욱 크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팀에 바라는 점에 대해서는 “올해 다양한 공격 패턴과 전술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세트피스에서 항상 아쉬운 면이 많았다. 공수 세트피스를 잘 보강하여서 우승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강해지길 기대한다”라며 보완점만 채운다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역량이라 평가했다.

파이널 라운드를 모두 현장에서 관전했던 김우준씨는 “시즌 초반부터 일정이 빽빽하여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하는 팀으로 거듭났다. 좋은 결과를 바랄 뿐이다. 결정적인 순간, 아쉬움도 많았지만 마지막까지 경우의 수도 남겼다. 기대가 크다”라며 희망을 걸었다.

그 역시 확률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당연히 준우승의 결과를 받아들이면 처음에는 아쉬움이 클 것 같다. 그러나 다음 시즌을 잘 준비할 교두보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하지 못했던 우승과 트레블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년에는 확실한 스트라이커를 영입해주었으면 한다. 같은 우승 경쟁팀인 전북은 일류첸코와 구스타보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올해는 아쉬움이 크다”라고 한 뒤 “올해는 올림픽도 있었고 젊은 선수들이 여러모로 고생이 많았다. 결과가 어떻든 박수를 보내고 싶다”라며 최선을 다한 점에 만족감을 표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울산은 공격을 주도하며 상대를 압박했고 전반에만 2골을 넣으며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후반이 진행되던 중, 대구 팬들의 환호와 박수가 쏟아져 나오면서 선수들은 자연스레 전주의 상황을 알게 되었다. 이미 우승의 추가 한쪽으로 기울어졌지만 선수들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승리를 쟁취했다.

이날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후반 추가 시간이었다. 이미 전북의 경기가 끝이 나면서 우승팀이 정해졌지만 경기장을 찾은 울산 팬 모두가 기립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준우승에 대한 아쉬움도 컸을 테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 보내는 존중의 박수였다.

앞서 팬들의 말처럼 준우승을 할지라도 예년과 달리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박수였다. 김태환은 수원전 직후 공개된 구단의 다큐멘터리 ‘푸른 파도’에서 "우리 스스로가 자멸했다. (우승) 결과는 하늘이 정하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마지막 우리 홈에서 꼭 이기고 결과를 기다리자. 3년 동안 안 좋은 모습으로 헤어졌는데 마지막에 꼭 웃어보자"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홍명보 감독도 대구전 팬들의 뜨거운 박수에 가슴이 뭉클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직후 그라운드에서 팬들을 향해 “올해도 준우승을 하게 되어 죄송하다. 하지만 우리 울산 팬들은 더이상 실망하지 않길 바란다. 울산은 12개 팀 중 가장 좋은 시즌을 보냈다. 물론 마지막에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우리 선수들은 꾸준한 경기력과 좋은 내용, 일관성 있는 축구를 보였다. K리그1에서 가장 좋은 팀이라 확신한다. 우리 팀은 내년에 조금 더 발전해서 더 좋은 팀으로 성장해 나가겠다. 1년 동안 우리 선수들 성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는 “(박수에 대해) 마음이 뭉클했다. 죄송한 마음도 나왔다”라고 한 뒤 “마지막 홈 경기였고 팬들을 위해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었다. 그 부분에 대해 선수들도 알고 있었기에 더욱 경기에 임했다. 프로 구단은 팬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코로나로 인해서 관중 제한이 많았고 팀에게도 아쉬움이 많았다. 많은 팬들을 모셔 놓고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으나 팬들을 많이 모시지 못한 것이 아쉽다”라며 결과와 상관없이 뜨거운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골닷컴 박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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