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식변경 싼타페 240만원↑..갤S22, 3년만에 올려 100만원대

노현섭 기자 2021. 12. 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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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물가 이어 공산품값 들썩
반도체 품귀에 물류난 겹쳐
TV 등 가전도 30%가량 인상
스마트폰 AP 수급 불안 지속
수입차도 할인율 축소 움직임
[서울경제]

현대자동차가 6일 출시한 2022 싼타페의 디젤 2.2 모델은 3,362만 원부터 시작한다. 이전 모델에서 가장 저렴한 ‘프리미엄’이 3,122만 원이었던것과 비교하면 무려 240만 원(7.7%) 오른 것이다. 디젤차 배출 가스 저감 장치가 달리고 트렁크 자동 열림 같은 부가 기능이 붙기는 했지만 사실상 가격 인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완성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용 반도체를 비롯해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신차 출시나 연식 변경을 계기로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내년에는 이런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세계 반도체 부족과 물류난으로 스마트폰과 자동차·가전 등 주요 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생활 물가에 이어 공산품 가격도 도미노 인상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요 정보기술(IT) 외신들은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의 가격이 전작보다 약 100달러(12만 원)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경우 기본형인 S22가 출고가 기준 100만 원대, 최상위 모델인 S22 울트라는 160만 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갤럭시 시리즈는 지난 2019년 S10 5G가 139만 7,000원에 출시된 데 이어 2020년 갤럭시S20 124만 8,500원, 올해 갤럭시S21 99만 9,900원으로 매년 가격이 떨어졌는데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는 것이다.

스마트폰 가격 인상은 반도체 공급난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전체 부품 비용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다른 제품보다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 1위 업체인 미디어텍이 지난달 출시한 플래그십 모바일용 AP ‘디멘시티9000’은 가격이 이전 모델의 약 2배로 뛰었다. 또 4세대(4G) 이동통신과 5G 모뎀 칩, 와이파이 칩 등 부품 가격도 5%에서 최대 20%까지 올렸다.

2위 업체인 퀄컴의 차세대 AP ‘스냅드래곤8’은 ‘디멘시티9000’보다 비싸게 출시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여기에 TSMC와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가 공급 부족을 계기로 올 하반기 반도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내년에는 칩 가격이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가격 상승 분위기는 이미 올 하반기 전반적인 스마트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의 조사 결과 올해 세계 스마트폰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6% 오른 294달러였다. 또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스마트폰 부품 부족 현상 지속에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지만 출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1,000억 달러를 초과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3분기 동안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더 심해지면서 최종 소비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며 “수요 공급 불일치로 대부분의 스마트폰 부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은 일부 모델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분석했다. 제조사들은 가격 인상이 자칫 매출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제품 기능을 전작보다 하향하거나 충전기 같은 구성품을 별매하는 등 원가 절감 비상 대책을 가동하고 있다.

TV 등 가전제품 가격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TV 평균 판매 가격이 전년 대비 약 29% 상승했다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TV가 22.2% 오른 것을 비롯해 모니터 17.4%, 에어컨 9.6%, 카메라모듈 8.2%, 냉장고·세탁기 6.3% 등 주요 제품군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의 영향도 있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3분기 가전제품 주요 원재료인 철강의 평균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24.6% 상승한 것을 비롯해 외장재 레진의 평균 가격은 21.2%, 구리는 14.6% 각각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만큼 제품 값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생산 차질이 심각했던 자동차 업계도 늘어나는 원가 부담을 견디지 못해 완성차 가격을 잇달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신차 출시나 연식 변경 등을 통해 3~5%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테슬라 모델3가 지난달 가격을 10.7% 올린 것을 비롯해 BMW와 벤츠는 할인을 줄이는 등 수입차 업체도 여건은 마찬가지다. 자동차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9월 기준 미국 신차 평균 거래가는 4만 5,031달러로 1년 전보다 12%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호중 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차 가격 인상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워 내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임진혁 기자 liberal@sedaily.com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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