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배설구됐다".. 폐쇄된 與당원게시판, 내년부터 실명제로

오경묵 기자 2021. 12. 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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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운영을 잠정 중단한 홈페이지 내 ‘권리당원 게시판’을 연말까지 닫아두기로 결정했다. 이달 말까지 정비한 뒤 내년 1월부터 열기로 했는데, 실명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6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말까지는 시스템을 정비하고 책임감 있는 실명 형태로 일종의 건전한 비판의 장, 공론의 장이 되도록 운영을 정비해서 하겠다”고 했다.

고 대변인은 당원게시판에 대해 “지금 권리당원 게지판은 완전히 공론장 기능을 상실한 상태”라며 “일종의 말의 배설구 같이 돼 있었다”고 했다. 이어 “무조건 욕설을 뱉고, 후보에게 사퇴하라고 하는 게 당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게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을 정비해 서로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권리당원 게시판을 폐쇄하겠다고 밝힌 것은 지난달 29일이다. 민주당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내달 1일부터 권리당원 게시판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며 “갈수록 과열되는 분쟁과 추가로 발생하는 법적 갈등 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29일 권리당원게시판을 잠정 중단한다며 올린 공지사항. /더불어민주당

이에 이상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들의 소통 공간을 아예 틀어막는 것은 민주적 가치를 지향하는 민주당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당원들의 소통 공간을 아예 틀어막는 것, 참 어리석은 짓”이라며 “(당원 게시판 폐쇄는) 겉과 속이 다른 또 하나의 예로 요즘 민주적 가치에 반하고 위협하는 듯한 일부 행태에 우려가 적지 않은데 이에 관여하고 결정한 자는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권리당원 게시판이 폐쇄되자 당원들은 불편사항 접수 게시판에 연이어 항의글을 올렸다. 한 당원은 “당게(당원 게시판)를 없애다니 당원 말은 듣기 싫고 당비만 받고 싶다는 것이냐”고 했고, 다른 당원은 “민주당에서 민주 빼고 독재로 바꾸는 게 정체성에 맞을 듯”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은 2019년 6월 처음 문을 열었다. 당시 박광온 최고위원은 “당원 게시판을 오픈한 것은 더불어민주당이 당원이 주인인 정당으로 가는 매우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게시판은 이후 ‘친문의 성지’로 꼽혔다. 2019년 ‘조국 사태’ 당시에는 조국씨를 지지하는 취지의 글이 수백개 올라오기도 했다.

권리당원 게시판은 지난 8월에도 ‘임시 폐쇄’됐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 지지층의 갈등이 격화되자 민주당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게시판 환기를 위해 이틀간 게시판 ‘잠시 멈춤’ 기간을 운영하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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