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평 집, 36평 됐어요"..재건축 막히자 너도나도 리모델링
수평증축 개포 더샵트리에
기존면적의 63% 새로 생겨
"22평이던 집이 36평으로"
짧은 사업기간 최대 장점
대치현대1차·공덕삼성 등
조합 출범하며 리모델링 합류
천장 높이는 낮아지는 단점
커뮤니티 시설 추가도 어려워
◆ 급성장 하는 리모델링 시장 ◆
가구 수는 변함이 없지만 건폐율은 18.95%에서 31.03%로 늘었다. 수평증축을 통해 가구별 면적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나타난 변화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전용면적 74.39㎡(약 22.5평)이던 가구를 전용 105.80㎡(약 32평)로 넓혔으며 발코니 확장을 통해 15.66㎡(약 4.73평)를 추가로 확보했다"면서 "실사용 가능 면적은 74.39㎡에서 121.46㎡(약 36.74평)로 63.2%나 늘어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재건축 기대 효과가 컸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조합원들 간 갈등이 커지자 강남에서도 대치현대1차, 개포동 대치2단지, 잠원동 신화, 일원동 푸른마을아파트 등이 리모델링 추진단지에 속속 합류했다. 서울 강북에서 고가 아파트가 몰린 마포구는 공덕삼성과 대흥태영이, 용산구는 도원삼성래미안이 최근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 정비사업은 재건축이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 1~2년 동안 리모델링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1990년대 이후 지은 아파트들은 용적률이 200% 중반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건축의 법적상한 용적률은 300%다. 게다가 재건축을 선택하면 늘어난 용적률의 50%를 임대주택으로 사용해야 한다. 재건축 수익성이 뚝 떨어졌다. 두 번째로 재건축 관련 규제가 크게 강화됐기 때문이다. 재건축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됐고 초과이익은 환수된다. 투기과열지구에선 조합설립인가 이후 아파트를 사고파는 것도 어렵다. 이 같은 규제 역시 재건축의 매력을 떨어뜨렸다. 세 번째로 아파트 가격 급등이 리모델링 추진을 부추겼다. 구축 아파트 주민들이 "우리도 새 아파트를 지어 가격을 높여보자"고 마음먹은 것이다. 하지만 재건축 추진에는 걸림돌이 많으니 상대적으로 쉬운 리모델링을 대안으로 떠올렸다.
그뿐만 아니라 리모델링은 기부채납, 임대주택 의무건립, 초과이익 환수, 분양가상한제 등 재건축 시 적용받는 각종 규제에서 자유롭다. 단 증축을 통한 일반분양분이 30가구를 넘으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다. 규제가 없어 재건축에 비해 이익 산출이 간단하고 이로 인해 조합원 간 합의점을 찾기 쉬우며 사업 착수부터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도 짧다. 재건축과 비교하면 사업기간이 3분의 2 이하다.
하지만 기존 골조를 활용해야 하는 태생적 한계로 인한 단점도 있다. 설계자의 아이디어에 따라 자유로운 평면을 선보일 수 있는 재건축 아파트와 달리 평면구조를 자유롭게 설계할 수 없다. 수평증축을 할 때 이웃집과 맞닿은 양옆 벽부분은 손대지 못하다 보니 폭은 넓히지 못하고 앞뒤로만 증축해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의 평면구조가 나오게 된다. 이 때문에 채광이나 환기에 불리하고 용도가 마땅치 않은 공간이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재건축으로 지은 아파트와 비교하면 답답한 느낌이 들 수 있다. 전체적인 동 배치 레이아웃도 바꿀 수 없어 유행하는 아파트 조경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도 단점이다.
낮아지는 천장 높이도 리모델링을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다. 리모델링 대상이 되는 1990년대 아파트 대부분은 천장 높이가 2.3m 정도다. 여기에 달라진 법령에 의해 스프링클러 배관과 환기배관 등을 천장에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최근에는 매립형 에어컨도 천장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다 보니 신기술과 공법을 사용해도 어쩔 수 없이 천장 높이가 기존보다 소폭 낮아진다.
[김동은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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