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김종인-이준석' 원팀 선대위 공식 출범..매머드급 규모는 여전

박순봉·문광호 기자 2021. 12. 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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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원톱’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김병준·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이 모두 참여하는 ‘원팀’ 대선 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지난달 5일 후보로 선출된 지 한달여 만이다. 김종인 위원장및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등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윤 후보는 김종인·김병준·이준석 모두가 참여하는 선대위를 구성해 냈다. 윤 후보는 이날 문재인 정부를 “지긋지긋한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 “지겹도록 역겨운 위선 정권”이라고 비판하며 정권교체를 역설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김병준ㆍ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과 나란히 서서 양손을 잡은 채 들어올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다만 일사분란한 실무형 선대위를 원했던 김종인 위원장이 합류하고, 이 대표가 매머드급 선대위를 “면도를 했다”고 표현했지만 실제 선대위 규모나 구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김종인계와 이준석계가 기존 선대위에 추가된 모양새다. 이날 출범식에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불참한 점도 윤 후보에겐 아쉬운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KSPO) 돔에서 선대위 공식 출범식을 했다.

출범식은 시작부터 ‘원팀’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첫 무대 등장부터 김종인 위원장, 김병준 위원장, 이준석 대표와 함께 했다. 네 사람은 무대에 나란히 서서 손을 잡은 채 양손을 들어 올렸다. 윤 후보가 빨간색 목도리를 나머지 세 사람 목에 둘러주고 포옹하는 퍼포먼스도 했다. 앞서 김종인 위원장은 김병준 위원장의 합류에 불편한 기색을 표하며 선대위 합류를 보류했고, 이 대표도 김병준 위원장의 역할 조정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선대위 구성 방식 등에 반기를 들고 ‘파업’에 돌입한 바도 있다.

윤 후보는 출범식 연설에서 “이제는 백 가지 중 아흔아홉 가지가 달라도 정권교체의 뜻 하나만 같다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권교체 필요성을 강조하고 반문재인 연대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힌 걸로 풀이된다. 원팀 선대위 구성 성과도 부각한 걸로 보인다.

윤 후보는 그간 강조해온 가치인 공정도 이날 다시 내세웠다. 그는 “제가 꿈꾸는 대한민국은 기본이 탄탄한 나라”라며 “공정이 상식이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가장 낮은 곳부터 시작하는 윤석열표 공정으로 나라의 기본을 탄탄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선대위 출범과 함께 내세울 첫 정책 의제로는 코로나19 사태로 무너진 취약층 지원을 꼽았다. 윤 후보는 조만간 발표될 첫 공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미 차기 정부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코로나에 의한 빈곤과의 전쟁이라는 것을 8월에 선포했고 그 기조가 바뀔 건 없다”고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정책, 코로나19 방역 홍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윤 후보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가 쫓아내려 안달했던 강직한 공직자가 공정과 정의의 상징으로 지금 이 자리에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고 추켜올렸다. 그러면서 “실용적인 정부, 실력 있는 정부가 국민의 소망이다. 통합민주정부가 국민이 추구하는 방향이다”라고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2년 동안에 걸친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경제적으로 황폐한 사람들을 어떻게 소생시킬 수 있느냐하는 그것이 아마 1호 공약으로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김종인·이준석의 이른바 ‘삼위일체’ 선대위가 공식 출범했지만 선대위 구조조정은 없었다. 김종인 위원장은 자신이 원톱인 슬림한 선대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해왔고, 이 대표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출범할 선대위를 ‘면도 잘 된 코끼리’에 비유했다.

국민의힘이 이날 공개한 선대위 조직도는 윤 후보가 처음 구상한 6본부장 체제에서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기존 뼈대에서 김종인 위원장 추천 인사인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과 윤희석 공보특보가 합류했고, 홍준표 경선캠프 인사인 강석호 전 의원과 여명 대변인이 각각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과 청년본부 공동본부장으로 임명됐다는 점 정도가 특징이다. 김종인계와 홍준표계 합류로 요약할 수 있다. 향후 김종인계 인사들은 추가로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금태섭 전 의원의 합류는 “확실하다”고 밝힌바 있다. ‘조국흑서’ 공동저자인 권경애 변호사의 선대위 합류는 사실상 철회됐다.

경선 경쟁 주자였던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 이날 출범식에 불참하면서 과제도 남겼다. 윤 후보는 이날 출범식 후 기자들이 두 경쟁 주자의 불참에 대해서 묻자 “일단은 두 분 캠프에 계셨던 분들을 실무자로 모시기로 했고, 유승민 (전) 의원은 아직 뵙지 못했는데 두분께서도 밖에서 응원해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 경선 캠프에선 앞서 조경태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유승민 전 의원 경선캠프에서 활동했던 유의동 의원은 선대위 후보전략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합류했다.

박순봉·문광호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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