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우울증엔 '마음의 패치' 붙이세요
美 CES서 전자약 최초 혁신상
우울증 치료하는 '마인드스팀'
국내 첫 온라인 판매로 관심
국립트라우마센터 등 110곳 도입
내년 국내시장 30% 차지 목표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CES 수상은 전자약 분야에서 의미심장한 '사건'이었다고 본다"며 "우리 제품을 계기로 '마음의 패치'라고 할 전자약의 대중성이 국제적 공인을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폴라 제품을 알리는 전광판 광고를 진행한 것도 그 일환이었다"며 "폴라의 혁신상 수상은 전자약 수요가 높은 미국 시장 진출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폴라는 미세한 신경전기자극 기술을 이용한다. 이를 통해 90초 이내에 심신을 안정시키고 근육 완화, 통증 개선 등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독자 개발해 특허를 받은 전기자극 패치를 이마 등에 붙여 교감신경을 안정화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임상에서 100데시벨(㏈) 이상 무작위 소음을 들려줘 대조군과 실험군에게 강한 스트레스를 주고선 실험군에게 폴라의 신경자극을 가하는 임상이었다"며 "실험군의 경우 심박수, 심박 변이도, 피부의 땀 등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결과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제품 외에도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 정신과 진단시스템 마인드스캔 등 자사 제품이 더 있다"며 "불면증을 치료할 수 있는 의료용 임상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중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은 와이브레인이 시판에 성공한 국내 첫 전자약이다. 이미 올 상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를 받았고, 지난 10월 온라인 판매에 들어갔다. 이 제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신청을 넣어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 대표는 "전자약은 의료기기로 분류돼 온라인·오프라인 유통이 용이하다"면서 "차후 대형마트, 편의점, 각종 애플리케이션 등에서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특히 우울증 전자약에 주목하는 것은 잠재 시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대병원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확실한 우울증 환자는 240만명이고 잠재 환자가 1000만명에 이르는데 극히 일부인 100만명만 매해 병원을 찾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선진국 대비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도 절반 수준인 20% 초반에 그치는 상황에서 우울증 전자약 같은 보다 대중적인 제품이 보편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마인드스팀은 집에서 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비약물 우울증 치료법이다. 우울증 환자의 80%가 6개월 이내 항우울제 치료를 그만두는 한계가 있는 반면에 마인드스팀은 정신과 의사가 원격으로 환자를 모니터링해 꾸준한 자가 치료를 가능케 한다. 이 대표는 "현재 국내 정신병원 110곳에서 처방 전자약으로 마인드스팀을 사용 중이고, 국립정신병원 5곳 중 3곳이 이미 우리 제품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국립트라우마센터도 2017년부터 시범사업과 연구 목적으로 마인드스팀을 이미 도입했다.
와이브레인은 이러한 우울증, 불면증, 치매, 강박장애, 각종 스트레스 질환 등을 치료하는 전자약들을 전자약 플랫폼 마인드(MINDD)로 아우르고 있다. 이 대표는 "계속해서 규모와 범위를 넓혀 내년이면 국내 정신과 전자약 점유율 30% 달성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 상반기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고 연 매출 100억원을 넘기겠다"며 "1분기 기술평가를 받고 여름께 증시 상장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카이스트 '01학번'이다. 신소재공학으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13년 학내 동창들과 의기투합해 와이브레인을 창업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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