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작아지는 반도체, 가상과 현실의 벽 무너뜨린다"
쓰임새 다른 메모리 통합 시동
데이터 동시 계산이 최종 목표
에런 티엔 싱가포르大 학장
신소재 개발이 업계 미래 좌우
◆ 다시보는 세계지식포럼 / 반도체 혁신 새 패러다임은 ◆
지난 9월 개최된 제22회 세계지식포럼에서는 반도체 산업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석학들이 '비욘드 나노'를 위한 지혜를 모았다. 2001년 IBM에 입사해 20년 넘게 반도체 기술을 연구해온 나명희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부사장과 인텔, TSMC, 삼성 등 반도체 업계 선두주자들과 함께 일하며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과 신기술 프로세스 시스템 공동 설계를 지휘한 에런 티엔 싱가포르국립대 공과대학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 세션에서는 반도체 기술 개발의 다음 돌파구는 무엇인지, 4차 산업혁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진단이 이뤄졌다.
나 부사장은 메타버스를 사례로 들며 반도체 혁신의 필요성을 진단했다. 그는 "미국 힙합 가수 트래비스 스콧의 메타버스 콘서트에 1000만명이 참석했을 정도로 메타버스는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이고 모두가 여기에 들떠 있다"며 "가상의 삶을 만들어내는 가상현실은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나 부사장은 "소비자들은 가상의 삶이 실제 삶처럼 느껴지길 원하고 있는데,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과 클라우드 데이터는 물론 사용자와 컴퓨터, 클라우드 사이에 모두 이음매 없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재의 반도체 기술은 어느 단계에 와 있을까. 나 부사장은 반도체 산업이 향후 '융합의 시대(Convergence Era)'를 거쳐 '통합의 시대(Integration Era)'로 옮겨갈 것으로 봤다. 나 부사장은 "현재 메모리와 컴퓨터는 완전히 분리돼 있고,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나눠서 이야기한다"며 "메모리조차도 D램과 낸드, HDD 등 위계가 나뉘어 있고 그 역할도 각기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메모리를 서로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사용하게 되면 성능을 높일 수 있고, 에너지 사용량도 크게 줄일 수 있는데 지금 반도체 산업은 막 이 융합의 시대 초입부에 있다"며 "사람의 뇌와 같이 데이터 이동 없이 동시에 연산을 하고 저장을 하는 통합의 시대가 향후 반도체 산업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나 부사장은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도 비욘드 나노로의 반도체 혁신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그는 "가상의 삶이 구현되면 디지털 자산이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고, 가상화폐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연간 가상화폐를 발굴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만 대한민국 전력 소비량의 20%를 차지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컴퓨터에서 메모리로 이동하는 데 정말 필요한 부분만 제외하고 데이터 이동을 안 하면 전력을 줄일 수 있다"며 "비욘드 나노 시대로의 이동은 탄소 족적을 조절해야 하는 반도체 산업에 있어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강조했다.
티엔 학장은 신소재에서 반도체 혁신의 길을 찾았다. 그는 "현재 우리는 실리콘을 소재로 쓰고 있는데, 여기에 티타늄 등 여러 소재를 추가하면 새로운 기능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주기율표에 몇 안 되는 요소만 반도체 공정에 쓰였지만 지금은 많은 요소들이 공정에 들어가고 있고, 실리콘·크리스털과 같은 신소재 속성에 따라 반도체가 발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티엔 학장은 동아시아가 향후 반도체 혁신을 위한 소재 개발의 주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누가 투자하는지를 살펴보면 다음번 혁신이 어디에서 일어날지를 알 수 있다"며 "현재는 아시아 국가들이 소재과학 분야에서 훨씬 더 많은 논문을 발표하고 있고, 앞으로 소재과학의 중심지는 아시아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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