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호연의 시승기] 오래된 친구가 돌아왔다..폭스바겐 더 뉴 티구안

2021. 12. 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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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했던 눈매, 보다 날렵하게 다듬어
디지털 콕핏 등으로 첨단 느낌 가미
안정적인 주행성능과 실용적 실내 공간
디젤 한계점은 여전히 극복 과제
폭스바겐 더 뉴 티구안 정측면 디자인. [원호연 기자]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폭스바겐 티구안은 수입차 시장에서 컴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바람을 일으켰던 모델이다. 탄탄한 기본기와 신뢰성은 물론 국산 동급 모델 대비 크게 뒤지지 않는 가격 경쟁력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려왔다. 특히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티구안은 보다 투박했던 얼굴에 세련된 화장을 더했지만 여전히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하고 믿을 만 하다.

폭스바겐은 편의 및 안전 사양을 추가한 티구안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티구안을 기존 모델보다 240만원이나 낮은 가격으로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더이상 우리나라 수입차 시장이 브랜드 인지도를 따지거나 고사양 모델만을 선호하지 않고 실용적인 가치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을 캐치한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 더 뉴 티구안 후측면 디자인. [원호연 기자]

더 뉴 티구안 2.0 TDI 프레스티지 모델은 실용성에 주안점을 둔 디자인과 상품구성을 갖췄다.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반대로 낯익음과 편안함으로 이어진다.

전면부를 중심으로 디자인 변화가 크게 느껴진다. 우선 보닛의 높이가 높아지면서 라디에이터 그릴은 크롬 라인이 기존 3줄에서 4줄로 1줄이 추가 됐다. 그릴과 헤드램프를 하나로 잇는 큰 방향성은 유지했지만 디테일은 보다 세밀해졌다. 이전 모델이 LED 헤드램프 끝단까지 그릴과 일직선을 유지해 투박한 느낌을 줬다면 새 모델은 3단계에 걸쳐 날렵한 형상으로 마무리 됐다. 눈화장이 보다 진해진 셈이다.

폭스바겐 더 뉴 티구안 헤드램프 디자인. [원호연 기자]

후면부에는 폭스바겐 로고 하단부에 'TIGUAN' 레터링을 새로 배치해 존재감을 키웠다. 테일램프 내부의 그래픽도 보다 세밀해졌다.

측면부는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가급적 금형을 바꾸지 않는 부분변경 모델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기존 모델의 비율과 캐릭터 라인 등이 시장의 호평을 받았던 만큼 변화의 필요성은 적었다.

폭스바겐 더 뉴 티구안 테일램프 디자인[원호연 기자]

실내는 동급 경쟁차량에 비해 투박하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 현대자동차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 등 국산 경쟁 모델은 물론, 수입 컴팩트 SUV들이 각종 최첨단 기능과 디테일을 자랑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부츠 타입의 기어 노브다. 다이얼이나 버튼식 전자 기어노브가 대세를 이루는 트렌드를 감안하면 ‘올드해보인다는 평가가 나올만 하다. 물론 운전의 재미를 위해 이러한 방식의 기어노브를 선호할 수도 있지만 이미 패들시프트까지 장착한 만큼 스포츠 드라이빙을 위한 준비는 충분해 보인다.

폭스바겐 더 뉴 티구안 실내 디자인. [원호연 기자]

그래도 9.2인치 고화질 터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를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다거나 10.25인치 ‘디지털 콕핏’을 통해 내비게이션 맵을 포함한 다양한 정보를 원하는 형태로 볼 수 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정전식 터치 방식의 공조장치를 처음 대했을 때는 조작에 불편함이 있을까 우려했지만 반응도 빠릿빠릿하고 원하는 수준에서 세밀하게 조절이 가능해 무리가 없었다.

내부 공간과 실용성은 단연 으뜸이다. 컴팩트 SUV 이지만 1열은 물론 2열의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충분해 중형 SUV 수요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기본 615ℓ 수준의 트렁크는 4인 가족의 장거리 여행에도 손색이 없고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665ℓ까지 확장돼 차박도 가능하다.

서울 홍제동에서 파주 마장호수까지 왕복 60㎞를 달리며 주행감각을 확인했다.

처음 시동을 걸자 디젤 엔진 특유의 덜덜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오랜 시간 디젤 엔진을 다듬어온 유럽 대표 브랜드 답다.

가속 페달을 밟자 차체를 묵직하게 밀어주는 힘이 느껴졌다.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6.7㎏.m의 성능은 아주 경쾌한 느낌은 아니지만 답답하다고 느낄 수준은 아니다. 출발 이후 어느 정도 속도가 붙으면 힘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눈이 살짝 내리는 와중에 시승이 진행된 만큼 하체 반응과 타이어 성능도 궁금했다. 결과는 믿음직스러웠다. 여러 구비의 산길을 오르내리는 와중에도 롤링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타이어의 그립도 불안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운전자보조시스템인 트래블 어시스트는 여타 브랜드에서 경험했던 수준과 유사하다. 차선을 비교적 잘 인식했고 큰 보타 없이 차로 중앙을 유지했다. 급격히 끼어드는 차량이 있어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크게 단점을 찾기는 어려운 모델이지만 아쉬운 점은 역시 디젤 일변도의 라인업이다.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고 요소수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디젤 차량에 대한 비토 분위기까지 느껴지는 상황이다. 다른 독일 브랜드에선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으로 대응하는 모습이지만 폭스바겐은 아예 ID 시리즈를 필두로 한 전기차로 넘어가는 모양새다. 그 와중에 티구안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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