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사전청약 '신혼희망타운' 미달 속출.. '수익공유'가 발목
국토교통부가 최근 진행한 3차 사전청약에서 신혼희망타운(신희타) 해당지역 모집이 대거 미달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에 대해 일정 가액 이상의 신혼희망타운에 의무 적용되는 ‘수익공유형 모기지’가 수요자의 외면을 불러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진행한 신혼희망타운 해당지역 사전청약은 2172가구 모집에 단 1297건의 신청만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은 0.60대 1로 총 2개 지역 7개 전형 가운데 시흥하중 A4블록 55㎡ 전형(경쟁률 1.1대 1)을 제외하면 모두 신청자가 모집 가구수에 미치지 못했다.
이같은 청약 성적은 같은 시점에 진행해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한 공공분양 특별공급(특공)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공공분양 특공은 모두 3855가구에 대해 사전청약이 진행됐는데, 여기에 2만9430건의 신청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은 16.7대 1을 기록했다.
신혼부부만 신청이 가능한 신희타 특성상 일반적인 공공분양보다 경쟁률이 낮은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앞서 지난 10월 진행한 2차 사전청약에서도 신청자 미달은 나오지 않았다. 성남낙생·성남복정2·군포대야미·의성월암·수원당수·부천원종 총 4126가구에 대해 입주자를 모집한 2차 사전청약에서는 1만1914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은 2.9대 1이다. 당시 5976가구를 모집한 공공분양은 15.0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3차 사전청약에서 신희타가 수요자의 외면을 받은 이유가 ‘입지 문제’는 아니다. 이번 사전청약에서는 공공분양과 신희타 모두에서 과천주암 지구가 공급됐다. 같은 지구이지만 공공분양은 94가구 공급에 2742건의 신청이 몰리며 이번 사전청약에서 가장 높은 29.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반면, 신희타는 1421가구 공급에 단 730건의 신청만 들어와 모든 전형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결국 신혼희망타운에 당첨되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수익공유형 모기지’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분양가가 일정 수준(2021년 기준 3억700만원)을 초과하는 신혼희망타운의 입주자는 ‘신혼희망타운 전용 주택담보 장기대출상품’이라는 수익공유형 모기지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해당 모기지는 연 1.3% 고정금리로 집값의 70%까지 대출해주는 대신, 주택을 매도하고 대출금을 상환할 때 시세차익의 최대 50%를 기금이 환수해가는 상품이다.
지난 2차 사전청약까지는 입주자 모집공고에 수익공유형 모기지와 관련된 언급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사전청약 수분양자 이익과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정보를 빠뜨렸다”는 비판이 나왔고, 3차 사전청약에서는 수익공유형 모기지라는 대출 상품의 개요부터 대출 이자, 그리고 대출액과 자녀 수에 따라 수익공유 비율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상세한 설명이 명시됐다.
내년 결혼을 앞둔 김모(30)씨는 “사전청약 자체가 언제 입주가 될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측면이 있는데, 거기다 시세차익까지 국가와 공유해야 한다고 한다면 들어갈 이유가 없는 것 같다”면서 “경쟁률이 좀 더 높아도 그런 단서 조항이 없는 공공분양 특공이나 일반분양에 지원하는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해당 지역에서 입주 희망자를 찾지 못한 신혼희망타운은 6일부터 수도권 거주자를 대상으로 추가 모집에 들어간다. LH 관계자는 “3차 사전청약에서는 공급이 많아 해당지역 신청이 저조했던 측면이 있다”면서 “수도권 추가모집을 통해 모든 물량을 소화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신혼희망타운의 수익공유형 모기지 적용이 수요자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원하는 내 집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이라면서 “내 집이면서 ‘국가 집’이기도 한 불완전한 형태로는 주거 안정을 누리고 있다고 느끼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도 “신혼희망타운은 10년 이상 살면서 자녀 수가 많아질수록 수익공유 비율이 완화되는데, 현실적으로 면적이 좁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거주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는 주거 형태”라면서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할 필요가 있을 때 수익공유로 인해 주거 종상향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수요자들이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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