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슈트 이재명 vs '우산' 든 윤석열..벽화배틀 승자는?

이사민 기자 2021. 12. 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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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낮 12시쯤.

한겨울인데도 두 남성은 각각 4.2m 길이의 벽화 앞에서 붓과 스프레이를 들고 그림을 그리는 데 열중이었다.

이를 두고 탱크시는 "의도와 다르게 김부선씨께 상처가 됐다면 사과드리고 싶다"며 "작가 입장에선 벽화가 훼손돼 속상하지만 그림을 보고 김부선씨가 오해했을 수도 있다. 저는 김씨를 지지하고, 그의 말을 믿는 입장에서 그린 것"이라 해명했다.

투표 결과상 패배한 벽화는 철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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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의 한 중고서점 외벽에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보이는 인물들의 새 벽화가 그려지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6일 낮 12시쯤. 한겨울인데도 두 남성은 각각 4.2m 길이의 벽화 앞에서 붓과 스프레이를 들고 그림을 그리는 데 열중이었다. 왼쪽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오른쪽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보이는 인물이 그려져 있었다. 윤 후보는 어린 아이에게 붉은색 우산을 씌워주려는 모습이었고 이 후보는 마블 영화 캐릭터인 '아이언맨' 의상을 입었다.

이번에는 '벽화배틀'이다. 지난 7월 이른바 '쥴리벽화'가 그려진 이후 수차례 벽화가 지워지고 덧칠하는 소동이 벌어진 끝에다. 올해 내내 '벽화논란'을 부른 서울 종로구 관철동 한 중고서점 외벽에서 보수, 진보 성향 아티스트들이 모여 각자 지지하는 후보를 그리며 '아트배틀'을 벌이고 있다.
'쥴리' '개사과' '김부선'…결국 보수·진보 작가 '맞붙었다'
앞서 이곳은 지난 7월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를 겨냥한 '쥴리벽화'가 그려진 후 줄곧 관심의 대상이 됐다. 쥴리벽화가 지워진 후 한동안 잠잠했던 이곳은 지난달 그래피티 아티스트 닌볼트(43)가 '손바닥 왕(王)자' '개 사과' '전두환 옹호' 등 윤 후보를 둘러싼 논란을 벽화로 표현하면서 다시 '벽화논란'을 달궜다. (관련기사 ☞ '쥴리 벽화' 지워진 자리 '王·개사과'…작가 "벽화 배틀 하고파")

끊임없이 논란이 일었던 이곳에 작가 탱크시(39)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벽화배틀'이 성사됐다. 지난달 30일 탱크시는 이 후보를 겨냥해 배우 김부선씨, 은수미 성남시장 등을 그린 벽화를 그렸다. 여기서 정치 관련 벽화를 처음 그린 그는 자신을 "중도에서 보수 쪽으로 치우친 사람"이라 소개하며 "항상 진보의 이야기만으로 벽화가 채워지는 것 같아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이에 김부선씨는 얼마 전 이곳을 직접 찾아 벽화를 사인펜으로 칠해버리기도 했다. 이를 두고 탱크시는 "의도와 다르게 김부선씨께 상처가 됐다면 사과드리고 싶다"며 "작가 입장에선 벽화가 훼손돼 속상하지만 그림을 보고 김부선씨가 오해했을 수도 있다. 저는 김씨를 지지하고, 그의 말을 믿는 입장에서 그린 것"이라 해명했다.

이들이 작품을 완성하는데 열중하는 가운데 현장 반응은 엇갈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60대 시민은 "다 '쇼'하는 것"이라며 "구경은 하러 왔지만 둘 다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고 했다. 반면 이날 정오쯤 점심시간을 틈타 구경을 하러 온 직장인들은 양쪽 벽화를 모두 연이어 촬영하며 "둘 다 정말 잘 그렸다" "이걸(벽화)로 '업'을 삼는 게 멋있다"며 감탄을 연발하기도 했다.
벽화 보고 '욕설'하는 지지자?…"그건 진보·보수 아닌 '진상'"

6일 낮12시를 조금 넘긴 시각. 서울 종로구 관철동 한 중고서점 외벽에서 '벽화 배틀'을 벌이는 작가 탱크시(좌), 닌볼트(우)가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이사민 기자

두 작가는 상반된 정치 성향과 상관없이 서로의 실력을 치켜세웠다. 탱크시는 "닌볼트 작가는 업계에서 아주 알아주는 '형님'"이라며 "오래전 함께 작업한 적이 있는데 정치 성향은 다를지언정 그림 등으로 공통점이 많은 사이"라고 했다.

닌볼트도 "탱크시는 해외에서도 작업 의뢰가 들어올 정도의 실력자"라며 "진보·보수 정치 성향과 상관없이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작가이기 때문에 '배틀'을 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벽화를 보고 욕설을 하거나 감정싸움을 하는 게 마뜩잖다고 입을 모았다. 탱크시는 "얼마 전에도 진보 성향 지지자들이 와서 욕을 하며 자기 의견을 험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가셨다"며 "욕을 먹어 속상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할 뿐"이라 말했다.

오히려 탱크시를 비난하는 이들이 오면 닌볼트가 나서서 막았다. 닌볼트는 "그런 분들이 오면 '신성한 아트배틀을 왜 방해하냐'며 제가 나서 말린다"며 "보수든 진보든 승부는 깔끔해야 한다. 그건 진보도 보수도 아닌 '진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년가량 논란이 끊이지 않던 이곳 벽화는 이날 5시 벽화 작업이 종료되면 온라인 시민 투표를 통해 승패를 가를 예정이다. 투표 결과상 패배한 벽화는 철거될 예정이다. 작가들은 누구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을까.

"글쎄요. 전 '스우파'(스트릿우먼파이터)처럼 승패 상관없이 서로 '리스펙'하며 경쟁하는 게 즐거워요." (탱크시)

"그렇게 말하면 재미없는데(웃음)…당연히 이기려고 배틀하는 거죠. 승리 자신합니다." (닌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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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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