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배터리사업 아직 적자, 가끔 겁난다" 최태원 SK회장의 고백

송지유 기자 2021. 12. 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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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아직은 미국에 반도체 제조시설을 건립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지만 전제조건을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립을 확정하면서 경쟁사인 SK그룹의 해외 시설 투자 여부에도 관심이 쏠려 왔다.

그는 "장비 제조업체와 합작 투자를 통해 자본지출을 절약할 필요가 있다"며 "SK그룹과 포드는 오랜 기간 거래해 온 만큼 이 같은 사안에 대해 서로 신뢰가 쌓여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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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인터뷰 "배터리 투자규모 매우 커, 지출 줄일 필요"..아직 미국 반도체 시설 투자 계획 없어, 전제조건 살피는 중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머니투데이 DB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아직은 미국에 반도체 제조시설을 건립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지만 전제조건을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립을 확정하면서 경쟁사인 SK그룹의 해외 시설 투자 여부에도 관심이 쏠려 왔다.

최 회장은 5일(현지시간)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와 인터뷰를 통해 "반도체 제조시설을 짓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도전"이라며 "미국은 거대한 시장이지만 인력과 비용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는)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많지만 생산을 위한 기술 엔지니어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을 중심으로 진행할 북미 배터리 사업에 대해 깊게 고민한 흔적도 엿보였다. SK온은 앞서 포드와 미국 내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기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최 회장은 "20년 가까이 많은 자금과 연구개발(R&D) 노력을 배터리 사업에 투자했지만 여전히 돈을 잃고 있다"며 "특히 자본지출(CAPEX) 규모가 매우 커서 가끔은 이 같은 숫자들이 정말 겁날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자본 지출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원조 장비 제조업체와 합작 투자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장비 제조업체와 합작 투자를 통해 자본지출을 절약할 필요가 있다"며 "SK그룹과 포드는 오랜 기간 거래해 온 만큼 이 같은 사안에 대해 서로 신뢰가 쌓여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전기 자동차를 갖고 싶어할 것"이라고 희망적인 전망을 내놨다. SK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배터리 생산에 약 150억달러(17조8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 기간 반도체·그린 기술·바이오 제약 등에 대한 자본 지출은 400억달러(47조3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 조지아주 SK온 공장 전경/사진=머니투데이DB

SK그룹이 중시하는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세금을 얼마나 내고, 임금을 얼마나 제공하는지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목표와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측정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아직 표준으로 삼을 만한 기준이 없어 우리가 직접 사회적 가치 체계를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직원들의 행복 조건에 대해 설문조사를 통해 나쁜 소식이 있더라도 올바른 방식으로 소통하면 실제로 사람들의 행복 지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이 또한 아직 정해진 기준이 없지만 누군가는 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야 하는 만큼 SK만의 기준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SK그룹이 삼성·LG 등 가족 경영 대기업을 지칭하는 '재벌'이라는 뿌리에서 부분적으로 벗어났다고 WSJ는 설명했다. 다만 SK가 여전히 가족 경영을 하고 있다는 점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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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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