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계 농가 뚫은 AI..간신히 끌어내린 달걀값 또 뛰나
올겨울 처음으로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방역 당국이 비상 상황에 들어갔다. 정부가 올해 내내 매달린 끝에 달걀 가격을 6000원대 아래까지 내렸는데, 달걀을 생산하는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산할 경우 다시 달걀 가격이 들썩일 수 있기 때문이다.
1년 만에 달걀값 5000원대 진입했는데
천안의 발생 농가는 4일 AI 바이러스 항원이 검출된 이후 기르던 산란계 10만800마리를 모두 살처분했다. 이어 충청남도는 발생 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500m 안에서 사육하던 가금류 23만 마리를 예방적으로 살처분한다고 밝혔다.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인 전남 영암의 농장에서도 산란계 3만6000마리를 기르고 있었지만 모두 살처분 조치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달걀 한 판(30개)의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5975원으로 1년 전(5573원)보다는 7.2% 비싸지만, 일주일 전(5987원) 0.2%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초까지 고병원성 AI로 전체 산란계의 22.6%인 1671만 마리를 살처분하면서 급등했던 달걀 가격이 아직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후 정부가 외국산 달걀을 관세 없이 수입하고, 소비쿠폰을 적용해 할인 행사를 벌이면서 달걀 가격은 지난달 근 1년 만에 5000원대에 재진입했다.
살처분 전보다 적을 듯…문제는 12~1월 ‘위험 시기’
올겨울부터는 정부가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좁혀 과거처럼 피해가 크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지난겨울에는 발생 농장으로부터 반경 3㎞ 안의 가금을 모두 살처분하다가 올해 2월부터 인근 1㎞ 안의 동일 축종만 살처분하도록 했고, 올 11월에는 ‘위험도 평가’를 거쳐 발생 농장 500m 내 모든 축종을 살처분(오리에 발생할 경우 1㎞ 내 오리 추가 살처분)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가의 방역조치 준비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살처분 범위를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확산세가 과거보다는 잠잠한 상황이지만, 야생조류에서는 이미 전국 곳곳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고 있어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농가 확진이 발생한 충청·전남은 가금류 밀집 사육단지가 다른 지역보다 많은 편이다. 발생 농장에서 다른 농장으로 AI가 옮아가는 ‘수평 전파’의 위험도 있다. 중수본 관계자는 “작년보다는 발생 사례가 완만하게 증가하는 양상”이라면서도 “전파 위험도가 높아지는 12~1월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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