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시장 '대혼란'..휴젤 넘어 전방위 조사 초읽기

김명지 기자 입력 2021. 12. 6. 16:18 수정 2021. 12. 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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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휴온스 등에 관련 자료 제출 통보
휴젤 파마리서치 법적 소송 예고
메디톡스, 대안 제품 개발
차세대 톡신 'MBA-P01′ 3상 피험자 모집 완료
휴젤, 휴온스 로고/ 각 사 홈페이지 캡쳐

국내 1위 보톡스(보툴리눔 톡신 제제) 기업인 휴젤(145020)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끝내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은 데 이어 휴온스(243070), 제테마(216080) 등 보톡스 후발 업체로까지 조사가 확대될 조짐이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식약처의 후속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 식약처, 휴온스 등 보톡스 업체 조사 확대

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식약처가 휴젤⋅파마리서치 품목허가 취소와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르면 이번 주 중 국내 주요 보툴리눔 톡신 기업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이미 지난달 휴온스⋅제테마 등 국내 제조업체 4곳에 관련 수출 내역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한다. 식약처는 관련 자료를 제출받는 대로, 업체 관계자를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의 전방위적인 조사는 이미 예정된 수순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식약처의 이번 조치는 국내 보톡스업계의 오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다. ‘국가출하승인’은 백신이나 보툴리눔 톡신 등 보건 위생에 주의가 필요한 제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이 제도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전(全) 제조·품질관리와 관련한 식약처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국내 보톡스 업체들은 출하 승인이 나지 않은 제품을 ‘보따리상’이라고 불리는 도매 업체를 통해 중국이나 동남아에 팔아 왔다.

출하승인 제도는 국내 판매용 제품이 대상이고, 보따리상에 넘긴 물건은 해외에 팔리는 제품이니 승인을 받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식약처는 보톡스 업체가 국내 도매업체에 돈을 받고 제품을 넘긴 것 자체가 ‘국내 판매’라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 제공

식약처는 감시기구인 ‘위해사범중앙조사단(중조단)’은 자체 수사를 토대로 식약처에 고발장을 접수했고, 이 고발장에 따라 고강도 행정 처분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한 것은 업체가 위법한 행위를 했다고 수사기관이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며 “사실관계에 잘못이 있다면 법정에서 풀어나갈 문제다”라고도 말했다.

◇ 법적 소송 예고한 업계… 대응 방안 마련 분주

제약·바이오업계는 메디톡스⋅휴젤⋅파마리서치처럼 앞으로 조사를 받게 될 기업의 제품도 결국 품목허가 취소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휴젤은 식약처 청문회에서 수출면장과 구매확인서를 제출했지만 철회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처음 제보한 국내 무역업체(보따리상)가 식약처 조사 과정에서 언급한 업체들은 빠져나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보톡스업계는 대응 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이번에 새롭게 조사를 받게 될 업체들은 식약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 조치에 따라서 대응할 것”이라며 “수출용 구매요청서 등을 제출해 우리 제품이 국내에 유통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휴젤과 같은 이유로 품목허가 취소를 받은 메디톡스는 식약처와 본안 소송을 벌이고 있고, 휴젤과 파마리서치는 소송을 예고한 상태다. 다만 가장 먼저 품목허가 취소를 받은 메디톡스는 허가취소 처분을 받은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메디톡스의 계열사인 메디톡스코리아는 최근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 제제(MBA-P01)의 국내 임상 3상 피험자 모집을 완료했다. 회사 측은 임상이 일정대로 진행되면 내년 하반기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미용 의약품 불법 제조⋅판매에 대한 강한 규제에 나선 상황에서, 식약처의 이런 선제적 조치가 오히려 필요했다는 말도 나온다. 국내 보톡스 제조업체 가운데 중국에 품목허가를 받은 곳은 휴젤뿐이다. 휴온스는 중국 임상 중이며, 메디톡스는 중국 규제 당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휴젤을 제외하고 중국에 유통된 국내 보톡스 제품은 보따리상을 통해 불법 유통돼 적발될 소지가 있다는 말도 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한국 제약산업의 신뢰를 쌓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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