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 Law] 불법 유통 영화・드라마 링크 공유는 저작권 침해일까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입력 2021. 12. 6. 16:14 수정 2021. 12. 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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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지난 2015년 A씨는 자신이 개설해 운영하는 이른바 ‘다시보기 링크사이트’ 게시판에 불법 유통된 영화나 드라마 등을 보여주는 해외 동영상 공유사이트 연결 링크를 2015년 7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약 4개월간 450회에 걸쳐 올렸다.

‘링크’는 영단어 ‘하이퍼링크(hyperlink)’의 줄임말로, 웹사이트들 또는 문서들를 이어주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 링크와 임베디드(imbeded) 링크로 구분하는데, 단순 링크는 인터넷에서 연결하고자 하는 저작물의 웹 위치 정보 내지 경로를 나타낸 것으로, 링크를 클릭하면 해당 사이트로 이동해 영상이 재생된다. 임베디드 링크는 클릭할 필요 없이 링크 제공 정보를 포함한 웹페이지에 접속하면 자동으로 정보가 재생되는 방식, 즉 자신의 홈페이지나 게시물에서 바로 영상이 나오는 것이다.

법원은 단순 링크의 경우, 저작권법 위반이 아니라고 본다. 저작권법 위반이 되려면 영상을 복제하거나 전송하는 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인터넷 링크는 개개의 저작물 등의 웹 위치 정보나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해 복제나 전송에 해당하지 않아서(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0637 판결)다.

임베디드 링크 역시 원칙적으로 영상이 게시물 안에서 재생된다고 해도 해당 영상을 내려 받거나, 올리는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로 보지 않는다. 대법원은 “링크는 영상저작물의 웹 위치 정보 등을 나타낸 것에 불과하다”면서 “인터넷 이용자는 링크 부분을 클릭함으로써 저작권자의 복제권이나 공중송신권을 침해하는 웹페이지 등에 방문해야 해당 게시물에 접속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그 행위는 저작권 침해행위의 실행 자체를 용이하게 한 것이 아니라 그와 무관한 지위에서 단순히 전송권이 침해되고 있는 상태를 이용한 것에 불과해 이를 방조행위로 볼 수 없다”는 입장(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도13748 판결)이었다.

다만, 하급심은 저작권 침해의 불법행위에 대한 방조를 인정해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한 바(서울고등법원 2017. 3. 30. 선고 2016나2087313 판결)가 있으며, 학계에서도 게시물을 통한 저작권 침해의 심각성 등을 고려해 방조행위 인정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견해가 잇따랐다.

이런 흐름에 따라 대법원은 지난 9월 전원합의체 심리를 통해 링크 행위도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에 해당할 수 있다며, 기존 판례를 변경(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도19025 전원합의체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링크 행위자가 정범이 공중송신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그러한 침해 게시물 등에 연결되는 링크를 인터넷 사이트에 영리적·계속적으로 게시하는 등으로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침해 게시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도의 링크 행위를 한 경우에는 침해 게시물을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는 정범의 범죄를 용이하게 하므로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범이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인터넷 등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링크 행위에 대해서까지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를 쉽게 인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검사는 링크 대상인 게시물의 불법성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는 점을 엄격하게 증명해야 하고, 링크 행위가 정범의 공중송신권 침해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그 법익침해를 강화·증대하는 등의 현실적인 기여를 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공중송신권 침해 방조행위라고 쉽사리 단정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 판결로 링크행위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서는 저작권 침해의 방조범이 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대법원은 링크를 게재하는 행위를 저작권 침해행위로 의율할 가능성을 부정함으로써 권리자 보호에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 이제 링크를 통해 연결되는 게시물이 저작권 침해 게시물인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적·계속적으로 링크를 게재하는 행위를 저작권 침해의 방조범으로 의율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면서도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점에서 동 판결의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는 이미 대법원 판례 변경 이전에도 임베디드 링크 행위에 대해 저작권 침해 정보로 보아 시정권고를 내리고 있었다. 즉, 링크만 제공하고 있으므로 불법복제물 직접 전송 중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심의대상 게시물의 링크를 ‘저작권이나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저작권 침해 정보)’로 보아 시정권고의 대상인 ‘불법복제물 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인터넷상의 링크는 하나의 웹페이지 내에서 여러 문서와 파일을 비롯해 다른 웹페이지까지 상호 연결이 가능하며, 이는 클릭이라는 매우 간단한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초고속정보통신망의 발달에 따라 클릭 행위로 정보가 전송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매우 짧아졌고, 이용자는 클릭 행위를 통해 접하는 정보가 외부 웹페이지로부터 전송되는 것임을 인식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는 실질적으로 인터넷상의 링크는 웹페이지 간 상호 연결의 기능을 넘어, 링크된 웹페이지의 내용을 이용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것과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어, 링크는 ‘저작권 침해 정보’에 해당한다고 봤다.

하이퍼링크는 인터넷에서 일반인에 의한 표현의 자유를 엄청나게 확장했다는 점에서 그 공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저작권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보다 상위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의 과도한 제한에 이르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고, 이런 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저작권법에 링크에 대한 입법화를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기술법정책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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