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조 걸개' 그 이후..김상식 감독은 이를 악물었다
[스포츠경향]
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45)은 지난 5일 하나원큐 K리그1 2021 파이널A 38라운드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꺾고 전북의 통산 9번째 우승과 리그 5연패를 이끌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감독 첫 해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 또한 누렸다.
우승 후 하루가 지났고, 김 감독은 여전히 우승의 감격에 흠뻑 젖어있었다. 김 감독은 6일 기자와 통화에서 “어제 시원하게 지인들이랑 맥주 한 잔하고 잤다. 며칠 동안은 이 기분을 좀 이어가야 할 것 같다. 적어도 1주일은 우승 분위기에 취해있어하지 않겠나”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2009년 성남을 떠나 전북으로 온 김 감독은 이후 선수와 코치를 거쳐 감독으로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반론의 여지가 없는 전북 최고의 레전드가 됐다. 다만, 그 정점이었던 이번 시즌 김 감독은 결코 쉽지 않은 나날들을 보내야했다. 개막 후 13경기 연속 무패(8승5무)를 질주하며 승승장구하다가 이후 7경기 연속 무승(4무3패)의 늪에 빠지며 한 때 리그 4위까지 내려갔다. 이후 반등에 성공했지만, 부상 선수들이 나오면서 다시 들쑥날쑥한 행보를 보였다.
이 와중에 지난 10월17일 울산 현대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전에서 패한 뒤 한 팬이 클럽하우스에 걸었다는 ‘근조’ 플래카드 사진이 전북 팬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경기력에 대한 비판의 행동이었다고는 해도, 도를 넘어선 행위에 여기저기서 항의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 사진을 본 김 감독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김 감독은 “물론 일부 팬들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정말 속상했다. 다른 팀에 있다가 새 감독으로 온 것이라면 좀 덜했을텐데 난 2009년부터 전북에 있으면서 무수한 영광의 순간들을 같이 했다. 이 팀에 대한 애정이 그만큼 크다”며 “우리가 가야할 방향과 미래를 보고 구상을 하는데 그 사진을 보니 ‘그 동안 내가 뭐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 일은 김 감독이 다시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이후 전북은 24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제주와 무승부를 통해 다시 선두로 올라섰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정상에 있었다. 김 감독은 “우승 후 그라운드를 돌면서 팬들께 인사를 하는데 기뻐해주는 팬들을 보면서 그 서운했던 것들이 한꺼번에 씻은 듯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이번 시즌을 돌아보면서 고마워하는 사람 중에 첫 손으로 꼽는 것은 바로 후배 이동국이다. 2009년 성남에서 함께 넘어와 ‘전북 왕조’를 만드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이동국은 지난 시즌 후 은퇴했다. 방송인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이동국은 이번 시즌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마다 전주를 찾아 전북을 응원했다. 제주와의 최종전 때는 라커룸에 들어와 ‘승리 요정이 왔다’는 말로 무겁던 라커룸 분위기를 돌려세우기도 했다. 김 감독은 “참 대단한 놈이다. 나에게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마운 친구이자 동료다”며 “참 돈독한 사이다. 어찌보면 찐 깐부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전북에서 함께하고 싶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시즌이 끝났지만, 김 감독은 쉴 틈이 없다. 감독상이 유력한 김 감독은 7일 열리는 K리그1 대상 시상식에 참석해야 한다. 8일부터는 P급 라이선스 지도자 교육이 시작된다. 또 내년에는 월드컵이 열리기 때문에 개막이 2월19일로 당겨져 예전보다 일찍 시즌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으레 비시즌에 가족들에게 해야할 ‘서비스’는 언감생심이다. 김 감독은 “집이 부산에 있어서 시즌 중에는 주말부부도 못한다. 내일이 결혼기념일인데, 만약 상을 받게되면 고맙다는 인사를 꼭 하고 싶다”며 “우승으로 받은 보너스를 전부 줘야겠다. 어떻게든 쉬는 시간을 만들어서 같이 보내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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