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이 저를 불러주셨다"..'코끼리 선대위' 출범 [종합]
윤석열 "무능한 정권 반드시 심판해야"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단합"
"저와 함께 대한민국을 확 바꾸자" 호소
국민의힘이 6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정권교체를 향한 대장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합류 문제, 이준석 당대표 패싱 논란 등 갖은 진통을 겪었지만, 본경선 종료 한 달 만에 극적인 선대위 출범에 성공했다. 이날 윤석열 대선후보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원팀'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확인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했다. 행사는 후보와 당대표, 총괄선대위원장 등을 비롯한 주요 당직자 및 당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윤 후보는 연설에서 "우리는 이 지긋지긋한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지겹도록 역겨운 위선 정권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며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서 향후 있을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승리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만에 하나라도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계속 있을 두 번의 선거도 뼈아픈 패배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은 그렇게 사라질지도 모른다"며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단합'이다. 이제부터는 열 가지 중 아홉 가지가 아니라 백 가지 중 아흔아홉 가지가 달라도 정권교체의 뜻 하나만 같다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약해진 지역 당협을 재건하고 청년과 여성을 보강해야 한다. 당의 혁신으로 중도와 합리적 진보로 지지 기반을 확장해 이들을 대선 승리의 핵심 주역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당이 혁신으로 더욱 튼튼해진 당 조직으로 더 넓혀진 지지 기반으로 승리의 문을 향해 달려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우리 국민들은 내년 대선에서 확실한 정권교체를 요구함과 아울러 어떤 새로운 나라를 만들 것이냐고 우리에게 묻고 있다. 제가 꿈꾸는 대한민국은 기본이 탄탄한 나라"라며 "공정이 상식이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 누구나 공정을 이야기하지만 아무나 공정을 달성할 수는 없다. 공정은 현란한 말솜씨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살아온 묵직한 삶의 궤적이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년 전만 해도 우리에게 정권교체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그 정권교체의 기회가 왔다. 나라의 번영과 미래를 열 기회가 온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이 만든 기회다. 국민이 저를 불러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혁신을 위해서는 그 소명을 받드는 우리 당부터 혁신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을 확 바꾸겠다. 저와 함께 우리 당과 대한민국을 확 바꾸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이날 출범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연설 전 청년 한 분이 불협화음이 새로운 정치의 특징이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는데, 지극히 당연하고 맞는 얘기라고 생각한다"며 "선대위에서의 선거운동 방식에 대해선 얼마든지 다른 의견들이 나올 수 있고 저 역시도 이것이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민주정당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씀을 드렸다. 앞으로 선거운동을 해나가면서 자유롭게 표출된 이견에서 합의점을 찾아 민주적 과정으로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김병준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서로 인사를 하지 않았는데 갈등이 남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선입견을 가지고 본 것 같다. 아마 서로 조금씩 생각이 다르더라도 다 힘을 모아 더 센 힘을 발휘해 잘해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이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확정한 인선안에 따르면 기존안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박주선·노재승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추가로 임명됐다.
후보 특별고문에는 김동철 전 국민의당 원내대표, 후보 비서실 산하 정무실장에는 강석훈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이 임명됐다. 비서실 내 정책위원에는 이상민 전 권익위 부위원장, 박성훈 부산시 경제특보, 김현숙 전 청와대 고용복지 수석이 임명됐다.
청년본부 공동본부장은 여명 서울시의원, 장예찬 시사평론가가 맡는다. 상임공보특보단에는 윤희석 전 경선캠프 공보특보가 이름을 올렸다. 선대위 대변인은 황규환 전 상근부대변인이 맡는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직속 산하 조직으로 볼 수 있는 총괄상황본부장에는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임명됐다. 선대위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은 홍준표 의원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강석호 전 의원이 맡는다.
직능총괄본부장은 김상훈·임이자 의원이 공동으로 맡는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이끄는 정책총괄본부는 50여 명의 전현직 의원과 정책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주호영 의원의 조직총괄본부 역시 50여 명의 전현직 의원과 당협위원장 등이 본부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홍보미디어총괄본부에는 정미경·이영·김용태 최고위원과 이영 디지털정당위원장이 본부장을 맡는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이날 당 선대위를 '코끼리 선대위'라 칭하며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매머드의 털을 면도해놓고 보니 악취나 파리떼가 많이 사라졌다. 거기에 검증된 코끼리 운전수인 김종인 위원장까지 합류했다. 매머드에서 업그레이드된 면도 잘 된 코끼리 선대위. 이제 민주당 찢으러 간다"고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섰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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