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감, 진보후보 '절치부심'..4년만에 재대결 '주목'
薛 내년 5대 정책방향 제시 '대전교육 성공시대' 주창..成 학교 설립 촉구 1인 시위, "대전교육 대전환" 역설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설동호 대전시교육감(71)과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장(64). 3선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설 교육감과 이를 저지하려는 성 소장 간에 펼쳐질 재대결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 2018년 6·13지방선거 당시 양자대결에서 설 교육감은 성 소장을 5.99%p(52.99% vs 47.00%) 차로 꺾고 재선에 성공한 바 있다.
보수·중도 성향인 설 교육감, 전교조 대전지부장을 지낸 진보 성향의 성 소장은 내년 6월 1일 치러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흥미로운 재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설 교육감은 더불어민주당이 ‘역대급 압승’을 거둔 민선 7기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4개 시·도 광역단체장급 후보군 중 유일하게 생존한 보수 주자다.
세종과 충남, 충북 모두 시장·도지사, 시·도교육감을 진보 진영(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전교조 출신 교육감)이 싹쓸이했지만 설 교육감만 거센 ‘혁풍(革風)’을 차단하고 재선 고지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맞붙는 대선 결과가 대전시교육감 선거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임기를 6개월여 남겨 놓은 설 교육감은 3선 도전 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피력하지 않고 숨 고르기를 하면서 성 소장을 비롯한 잠재적 경쟁자들(박백범 전 교육부 차관, 정상신 유성중 교장 등)과의 일전에 대비하고 있는 분위기다.
또한 ‘열린교육감실’을 표방하며 시교육청 누리집에 ‘교육감에게 바란다’, ‘공약과 실천’, ‘정책제안’ 등의 코너를 개설해 시민들과 소통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설 교육감은 최근 대전시의회에서 내년도 예산안(2조 5150억원)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을 통해 “지난해부터 계속돼 온 코로나19 위기상황에도 대전교육은 학생들이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급변하는 교육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다양하고 내실있는 교육정책을 펼쳐왔다”고 자평했다.
이어 ‘행복한 학교, 미래를 여는 대전교육’ 실현을 위한 내년도 5대 교육정책 방향으로 Δ미래를 선도하는 교육혁신 Δ창의융합형 인재 양성 Δ안전하고 건강한 학교 Δ교육기회 균등 교육복지 Δ공정하고 효율적인 교육경영 등을 제시했다.
높은 인지도, 탄탄한 조직력 등 현직 프리미엄이 장점인 설 교육감은 “내년에도 대전교육 가족 모두 학생들의 행복한 미래와 국가 발전을 위해 최상의 교육 내용과 방법을 교육 현장에 적용해 미래를 선도하는 대전교육을 실현해 나가겠다”며 교육행정의 연속성을 내세우며 우회적으로 3선 고지에 오르려는 각오를 다졌다.
성 소장은 지역 균형발전과 동서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1인 시위, 출판기념회 등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세를 결집하고 있다.
성 소장은 “동구 성남동 구성지구에 중학교를 설립해야 한다는 주민들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며 지난달 중순부터 성남초 인근 및 시교육청 앞에서 가칭 ‘구성중학교’ 신설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그는 “교육감의 학교 설립 의지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교육감 혼자 학교를 세울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지역 정치인, 주민 대표, 교육청 공무원, 학부모 대표 등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학교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소장은 지난 5일에는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교육평론집 ‘희망의 학교, 더 나은 미래로’ 출판기념회를 열고 “이제부터라도 학교가 성적과 입시를 우선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배움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생활의 현장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허태정 대전시장,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김지철 충남도교육감, 황인호 동구청장, 장종태 서구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박정현 대덕구청장 등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성 소장은 “코로나가 덮친 세상에서 우리는 삶이 얼마나 불확실하고, 이 세상이 얼마나 불안한지 알게 됐다”며 “그래도 믿어야 할 소중한 존재는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교육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교육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학력 격차가 코로나시대에 더욱 심각하다. 우리 교육이 인간다운 인간을 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걱정도 많다”며 “교육의 대전환을 해야 할 때가 왔고, 제가 이에 앞장서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cho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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