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도 무기 거래는 증가..전세계 매출 630조원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과 그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지난해 세계 방산업체들은 약 630조원 상당의 무기를 판매하며 호황을 맞았다고 독일 도이체벨레(DW) 방송이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지난달 아랍에미리티(UAE) 두바이에서 열린 두바이 에어쇼 행사장의 모습.

DW는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가 공개한 세계 100대 방산업체 관련 보고서를 인용, 지난해 이들 기업들이 5310억달러(약 629조원) 어치 무기를 판매했다고 전했다. 벨기에의 국내총생산(GDP) 보다 큰 액수다.

이와 관련해 알렉산드라 마르크스타이너 SIPRI 연구원은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3.1% 성장한 것으로 집계한데 반해 100대 방산업체들의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고 했다.

100대 방산업체들의 매출 중 54%는 41개 미국 기업들에서 나왔다. 특히 록히드마틴은 이 기간 580억달러(약 69조원) 어치의 무기를 판매했는데, 이는 리투아니아의 GDP 보다도 크다고 SIPPI는 설명했다. 마르크스타이너에 미국 군수업체 직원들 대부분은 로비 활동의 필요성으로 인해 팬데믹 기간에도 재택근무 대상에서 제외됐다.

독일 본 소재 국제군축문제연구소(BICC)의 연구권 마르쿠스 바이에르는 방산업체들이 정치 로비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으며 지난 20년동안 미국 로비스트들이 정치헌금으로 2억8500만달러(약 3377억원), 국방정책 관련 로비로 25억달러(약 3조원)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평화연구소(PRIF)의 무기통제 전문가 시몬 비즈코츠키는 남반구 지역의 방산업체, 특히 인도의 위상이 커지고 있다며 3개 인도 업체들이 지난해 세계 방산 매출의 1.2%를 차지했으며 이는 한국과 같은 비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군 현대화를 진행 중인 중국의 무기 생산량도 증가하면서 지난해 5개 중국업체들의 매출이 100대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으로 늘었다. 반면 지난해 프랑스와 러시아의 무기 판매 실적은 감소했다.

방산과 민간기업간 기술 구별도 점차 희미해지면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같은 거대 IT기업업체도 대형 군수 계약을 체결하는 등 방산 산업에 점차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코츠키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로 방산업계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실리콘밸리의 기술기업이 SIPRI의 100대 방산기업에 포함될 날도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