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위기설'에서 종전선언 제안까지.."오직 평화"

2021. 12. 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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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성과를 정리한 <국민 소통 시리즈 - 문재인 정부, 이렇게 일했습니다>를 6일부터 위원회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이에 정책브리핑이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직면했던 위기와 이의 극복 과정, 그리고 도약의 여정을 담은 정책기획위원회의 시리즈 원문을 소개합니다. 

시리즈는 ‘한반도 평화’부터 ‘코로나19 방역’까지 6개 분야로 나눠 게재될 예정이며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4월 위기설’에서 종전선언 제안까지…“오직 평화”
② 일본의 도발, 정면돌파…극복을 넘어 도약으로
③ 70년만의 대수술…“무소불위 권력은 없다”
④ 대전환, 위기에서 앞서가기…“과감하게”
⑤ 배제 없이, 더 넓게…‘포용국가’로의 전환
⑥ 정부와 국민이 함께 만든 ‘방역 모범국’

[서문]

문재인 정부는 마지막 저무는 때까지 ‘일 하는 정부’로 남고자 합니다. 그것이 ‘촛불’로 시작한 정부의 사명일 것입니다. 아쉬움과 불만이 왜 없겠습니까. 추운 겨울 전국 곳곳을 밝혔던 그 손들, ‘내가 만든 정부’에 대한 기대에 비해 삶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실망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록해 알리고 평가받고자 합니다. 정부나 정치는 임기가 있지만 정책에는 임기가 없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정부와 국민들이 함께 일궈낸 성과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 모두의 자산이자,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동력이 될 것입니다. 

한 정부의 국정 성과는 국민적으로 공유되어야 하고, 국민적 자부심으로 축적돼야 합니다. 파도에 휩쓸리듯 사라지지 않고 계승되려면 국민들의 가슴에 남아야 합니다. 그런 바람과 함께, 문재인 정부가 겪었던 위기와 극복, 도약의 큰 발자국들을 담았습니다. 

“항모(항공모함) 3척 배치. 전쟁 1분 전.”

2017년 4월 3일, 한 언론이 ‘외교안보 전문가 및 기업인들 사이에 돌고 있는 메신저 내용’이라며 전한 소식입니다. 실제로 SNS에는 ‘4월27일 전쟁’이라는 시나리오 글이 올라오고, 금융가에서는 일부 외국계 기업들이 긴급 한반도 탈출 계획을 가동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던 때입니다. 물론 모두 허위였지만 그만큼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적색등, ‘4월 위기설’ 상황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가짜뉴스’는 불안을 타고 피어오르기 마련이니까요. 

“한반도에서 또 다시 참화가 벌어진다면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위를 걸고 저부터 총을 들고 나설 것입니다.” 당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이처럼 말하기도 했습니다.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발한 문재인 정부가 맞닥뜨린 최우선, 절체절명의 과제는 한반도 위기 관리였고 ‘평화’였습니다. 

4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적어도 전쟁 불안에 떨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 합니다.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꾸준히 추진해 왔고, 국제사회의 지지 속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판문점선언, 9·19 평양공동선언과 군사합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싱가포르 선언이란 역사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지난 9월 문 대통령이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종전선언 제안을 하면서 한 말입니다. ‘화해’를 얘기하려면 관계가 어느정도 우호적으로 무르익어야 된다는 점에서 상징적입니다. 

북핵 위기의 정점과 ‘신베를린 선언’…전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0월 11일 ‘국방발전 전람회’ 행사 연설에서 “분명코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땅에서 동족끼리 무장을 사용하는 끔찍한 역사는 다시는 되풀이되지 말아야 합니다.”라고 했습니다. 물론 강한 군사력을 강조하고 우리 측에 대한 엄포성 발언들이 적지 않았지만, 어쨌든 종전에 대한 의지는 내비친 것으로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관계는 저절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남북 뿐 아니라 주변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난마처럼 뒤엉켜 있는 것이 한반도의 현실입니다. 우리 정부는 그 중심에 서서 실타래를 풀어 나갔습니다.  

2016년에 두 차례 핵 실험을 한 북한은 이듬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와 또 한 차례의 핵 실험을 감행했습니다. 급기야는 ‘핵 무력 완성’을 주장하기에 이릅니다. 북핵 위기가 정점에 다다른 것처럼 보였습니다. 

대화 없이 평화로 가는 길은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는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였습니다. 2015년 말 개성에서 열린 차관급 대화 이후 남북 대화는 끊어져 있었고,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사실상의 무시 전략으로 일관해 북미 역시 대화가 없었습니다. 

우선 물꼬를 터야 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의 기틀을 마련한 ‘베를린 선언’의 도시를 2017년 7월에 방문한 문 대통령은 새로운 한반도 평화 비전을 발표합니다. 이른바 ‘신베를린 선언’입니다.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처하면서도 대화의 길을 모색하는 신호탄과 같았습니다.  

‘오직 평화’를 강조하면서 흡수통일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했으며, 북한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한반도 비핵화, 종전과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한반도 신경제 구상, 이산가족 상봉과 민간 교류 지원 등을 제시했습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명분과 계기가 절실했습니다. 열쇠는 평창동계올림픽이었습니다.  

“남과 북, 그리고 세계의 선수들이 땀 흘리며 경쟁하고 쓰러진 선수를 일으켜 부둥켜안을 때, 세계는 올림픽을 통해 평화를 보게 될 것”이라던 문 대통령의 희망은 현실이 됐죠. 남북 선수단은 평창에서 공동 입장을 했고, 문 대통령을 만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습니다. 평양에서 남북 합동 공연이 열렸고, 걸그룹 ‘레드밸벳’이 노래 ‘빨간 맛’을 선보이는 파격도 있었습니다. 다시, 훈풍이 불어왔습니다. 

“허리 숙인 대통령, 전단 100억장보다 더 큰 효과”…급물살

결국 2018년 4월27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정상회담이 열렸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 채택됐습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상호 적대행위 중단, 군사적 긴장 상태의 완화, 남북한 불가침과 군비 축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등 평화로 가기 위한 방안들이 담겼습니다. 전쟁 위기 상황을 1년만에 반전시킨 소중한 열매였습니다. 남북 경제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뭉게뭉게 피어올랐고, 서울 시내 유명 평양냉면집들에는 대기 줄이 더욱 길게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같은 해 5월28일 2차 정상회담에 이어 9월18~20일에는 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순안공항에 환영하러 나온 북한 주민들에게 문 대통령은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를 했습니다. 북한 사회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었습니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시민들에게 깊이 허리 숙여 인사하는 모습은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바꾸는 데에 전단 100억장보다 더 큰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비핵화를 약속했고, 남북 정상은 백두산 천지에 함께 올라 맞잡은 손을 들어올렸습니다. 남북이 최초로 군사력을 통제해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는 데에 합의했습니다. 대립을 이어온 한반도의 군사 질서가 획기적으로 전환된 것입니다. 당시 약속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가까운 시일 내’ 서울 방문이 성사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얼어붙은 북미, 다시 해빙으로…재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남북 뿐 아니라 북미 관계가 핵심입니다. 우리 정부의 중재 노력으로 성사된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은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이른바 ‘노딜’로 마무리되면서 큰 실망을 안겼습니다. 그럼에도 평화를 위한 노력은 이어졌습니다. 판문점에서의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을 이뤄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군사 분계선을 넘은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됐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한 번 사그라든 북미 대화의 불씨가 쉽게 살아나기는 어려웠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자 우리 정부는 다시 신발끈을 조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두 번째 방미 초청 정상으로 2021년 5월 워싱턴을 방문했습니다. 양 정상은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 성명 등 기존 합의에 기초한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단절된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는 첫 발걸음이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직접 성김 대북특별대표 임명을 발표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발등의 불’로 떨어졌던 코로나19 백신 부족 해소에 공동 노력키로 하고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에도 합의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기류는 다시 평화로 향하고 있습니다. 남북 통신선이 복원돼 핫라인이 다시 열렸습니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을 놓고 우리 정부와 미국 등 관련국들의 정부가 긴밀히 협의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도 적대적 일방통행만을 고집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또 한 번의 기회를 성공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간절함들이 어떤 방향으로 모아질지, 우리 뿐 아니라 세계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평화의 전제는 강한 힘, 국방예산 큰 폭 증가

평화는 강한 국방력을 전제로 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대화는 이 원칙을 적극적으로 구현한 바탕 위에 이뤄졌습니다. 정부 출범 당시 40조원가량이던 국방 예산이 2020년에 5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최근 4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7%로, 그 이전 9년간 4.7%에 비해 약 1.5배 상승했습니다. 

2021년 4월에는 국내 기술로 만든 최초의 전투기 KF-21 시제 1호기를 출고해 세계에서 13번째로 자체 개발에 성공한 국가가 됐습니다. 5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미사일 지침’을 완전히 종료시키기도 했습니다. 이 지침은 미국의 미사일 기술을 이전받는 대가로 우리 미사일의 개발 사거리와 탄도 중량을 제한하기로 한 약속으로 1979년 체결된 것입니다. 42년만에 이를 벗어나 비로소 ‘미사일 주권’을 확실히 한 셈입니다. 문재인 정부 임기동안 한반도 상황은 불안에서 안도와 희망으로, 다시 허탈과 실망으로 이어졌으나 끝내 다시 희망이 얘기되고 있습니다. 평화는 궁극적인 가치이고, 한편으로는 우리 민족에게 엄청난 기회이기도 합니다. “모든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해온 세계적 투자자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10월7일 통일부의 평화경제 토크콘서트에서 “국경이 열리면 단언컨대 한반도는 전세계 여행객에게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방비에 사용되는 돈을 공장이나 고속도로, 학교와 병원을 짓는 데 활용한다고 생각해보라”고도 했습니다.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길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그 길에서 항상 엔진을 켜뒀고 지금도 매진하고 있습니다. 물론 종착지는 여전히 멀지만 한발씩 나아가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다함께 가야할 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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