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사회적 가치 실현 위해 인생 2막 직업으로 선택, 어릴적 꿈이기도 해"

이정원 한국창직협회장 2021. 12. 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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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점프×이정원의 창직 탐구_6편] 임민택 사회공헌 기획가
NGO '홀로하' 설립해 사회공헌 활동 본격적으로 시작
일하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중장년 맞춤 일자리 모델로 각광
[서울경제]

긱 경제시대, 이제는 중장년 재능을 활용한 창직이 떠오르고 있다. 창직은 그동안 쌓아온 경력, 지식, 노하우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세상에 맞게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활동이다. 중장년이 오랫동안 켜켜이 쌓아온 재능은 국가의 기술 자산이자 콘텐츠의 보고와 다름없다. 하지만 인생이모작에 접어들면서, 이러한 고귀한 재능은 쓸모없이 사장되거나 잊혀져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생애 100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점차 자신의 기술과 노하우 재능을 살려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중장년이 늘어가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창직사례자를 통해 인생2막을 직접 설계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는 통찰의 기회를 가져보자.

이미지=최정문

임민택 씨는 중학교 때부터 사회공헌 기획가를 꿈꿨다. 임 씨가 중학생 시절에 하던 고민은 ‘내가 아무리 성공하고 부자가 된다고 해도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다. 이러한 고민의 결론은 ‘내 주위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다면 나도 행복할 수 없다’였다. 그는 학창 시절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봉사활동에 매진하며 다른 사람들을 도우면서 자신도 행복해지는 일을 찾았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IT기업, 언론사, 무역회사, 마케팅 업체 등 다양한 곳에서 직장생활을 했고, 직접 회사를 설립해 경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놓치지 않고 있었던 것은 ‘일은 부업일 뿐이고, 본업은 사회공헌 활동가’라는 생각이었다. 학창시절부터 꾸준히 참여했던 봉사활동의 경험을 살려 사회공헌 활동 범위를 꾸준히 넓혀 나갔다. 단순 봉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직장인들이 축구를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성남시장 배 직장인 축구대회’를 자선 행사로 치렀고, 소아암 어린이, 독거노인을 돕기 위한 전시 프로젝트를 기획해 진행하기도 했다. 경험이 쌓일수록 자신감이 높아지고 추진력도 커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한 기업에서 사회공헌 사업아이디어 요청을 받고 본격적인 사회공헌 기획가의 삶을 시작하게 됐다.

사회공헌 기획가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하며, 홍보하는 사람이다. 기업 및 기관, 지방자치단체, NGO 등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대행하고, 다양한 행사나 이벤트를 기획한다. 또, 학교나 기업, 지자체 등을 대상으로 사회공헌에 대해 강의하며,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군대에서는 자살과 가혹행위 등을 예방하는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임 씨의 사회공헌 기획가로서 첫 활동은 NGO의 설립이었다. ‘희망(hope)을 사랑(Love)으로 전해 사람들을 행복(happiness)하게 하자’는 의미로 ‘홀로하(hoLoha)’를 설립해 자체적으로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설립 이후 5년간 30여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 기업의 사회공헌 팀과 국제NGO 및 복지단체 등에서 강의와 행사 대행 문의가 많아졌다.

홀로하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은 ‘행복거울프로젝트’와 ‘행복밀당스티커’이다. 행복거울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를 올려 자살률을 낮추고자 시작한 활동으로, 학교에서는 ‘내행교(내가 행복한 학교)’ 그리고 군대에서는 ‘내행군(내가 행복한 군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민간인 최초 GP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행복밀당스티커’는 하루에도 수천, 수만 번씩 밀고 당기는 평범한 문에 긍정의 말과 부정의 말을 적어 긍정의 기운을 세상에 전하기 위해 시작됐다. 미움, 걱정, 절망은 밀고, 행복, 희망, 사랑, 행운, 열정은 당김이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행복밀당스티커는 캐릭터 펭하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공공기관과도 지속적인 콜라보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정원

◆ 영리와 비영리 사이의 균형 유지 쉽지 않아

사회공헌 기획가의 가장 어려운 점은 사회공헌의 특성상 돈이 아닌 가치를 좇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봉사의 가치와 본질이 변질되지 않게 하려고 타협하지 않고 신념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회공헌의 취지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막상 돈을 이야기하면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적지 않았다. 그렇다고 가치만 좇으면 재정적인 어려움을 피할 수 없었다. 사회공헌 기획가이자 대표로서 영리와 비영리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다행히 사회공헌 기획가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여러 프로젝트 운영과 강의를 진행하며 안정을 찾았다.

사회공헌 기획가는 조사, 기획, 진행, 홍보까지 진행하는 멀티플레이어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사회 경험이 있는 중장년에게 적합한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직업 특성상 강의나 컨설팅 업무 등 사람을 대하는 업무가 많아 사람을 좋아하고 말하기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적합한 직업이다. 오래전부터 미래학자들은 사회공헌 관련 직업을 21세기 가장 유망한 직업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간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지만,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수 없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사람들을 사랑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사회공헌 업무이기 때문이다. 최근 사회공헌에 대한 사회와 기업, 개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사회공헌을 전문적으로 기획하고 진행하는 전문가는 부족한 실정이다. 사회가 발전하고 시민의식이 높아질수록 사회공헌 기획가의 중요성은 지속해서 대두될 수밖에 없다.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중장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그 일이 사회에 기여하면서 일정 보수를 받는 일을 원한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50대와 60대를 대상으로 한 희망하는 일자리 형태 관련 조사에서 사회공헌형이 54.3%로 가장 많았고, 이어 생계형이 23.8%로 나타났다. 이는 중장년층의 고민이 사회공헌 활동과 사회적 관계에 관한 부분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사회공헌 기획가는 중장년에게 매우 이상적인 창직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임민택 씨는 창작 과정에서 첫 5년간은 순수 봉사에 매진하며 스스로의 힘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천해 나갔다. 무엇보다 사회공헌 분야에서는 ‘비영리’와 ‘영리’의 교집합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임민택 씨는 사회공헌이라는 초심의 가치를 지켜냄으로써 사회공헌 기획가라는 창직에 이를 수 있었다. 이처럼 중년의 창직은 영리와 사회적 기여 어느 한쪽에 기울어지지 않고 적절하게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임민택 사회공헌 기획자 모습/사진=이정원
이정원 한국창직협회장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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