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부도 충격 제한적..위기 확산 가능성 여전

최형석 기자 2021. 12. 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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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에서 헝다 비중 크지 않아
정부가 개입해 위험 전이 막을 것
아시아 투자 심리 악화 지속 의견도
371조원의 부채를 짊어진 중국 부동산 기업 헝다의 부도 위기가 한층 커졌다. 전문가들은 그 영향이 중국 및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이 제한적이겠지만 중국 정부가 잘못 대응할 시 위기가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장쑤성 쑤저우에서 헝다 그룹이 진행하다가 중단한 문화관광성시의 건설 현장을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연합뉴스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가 파산하더라도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정부가 개입해 위험 전이를 막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헝다는 지난 3일 2억6000만달러(약 3075억원)의 채무 상환이 어렵다는 공시를 냈다. 올 해 추가로 4건의 달러화 채권 이자를 막아야 하고, 내년까지 상환해야 할 달러·위안화 채권 규모가 74억달러(약 8조7500억원)에 달한다. 국제 금융계에서는 헝다의 파산 가능성이 큰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중국 은행권의 대출 등 자산은 45조달러(5경3220조원)이고, 예금 등 부채는 30조달러(3경5500조원) 수준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헝다가 진 부채는 2조위안(371조원)이다. 이는 전체 은행권 자산 대비 0.7%에 불과하다. 그 마저도 금융권에 진 부채는 3분의 1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중국 인민은행 등 금융 당국은 헝다의 위기는 단기적이고 전체 금융 시스템 위기로 번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바클레이즈도 “헝다의 부채가 상황을 바꿀 만큼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 10대 부동산 기업 중 헝다, 루디(綠地·그린란드홀딩그룹)만 정부 기준을 어긴 제재 대상인데 이들이 부도를 내면 다른 회사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며 “한국에 미칠 영향 역시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적극 개입하는 것도 사태가 커지지 않을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광둥성 정부는 3일 밤 쉬자인(許家印) 헝다 회장을 소환해 면담한 뒤 실무팀을 헝다에 파견해 리스크(위험) 관리 및 내부 통제 강화를 돕기로 했다. 삼성증권은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 여력이 있고, 하반기 당 대표 회의와 내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둔 터라 헝다 부도 위험이 개별 기업을 넘어 시스템 위기로까지 전염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파산을 조기에 선언하는 ‘패스트 트랙’이 이뤄지면 증시는 충격을 받을 수 있지만 발 빠른 부채 조정과 강한 실물 경기 부양 정책이 투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정부의 대처가 한 발 늦거나 방향이 잘못될 경우 중국 및 글로벌 금융 위기로 와전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달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중국의 부동산 문제가 미국 금융 시스템에 리스크를 주고 있다”며 “중국 금융 불안은 위기 심리의 악화를 통해 글로벌 금융 시장에 압박을 주고 글로벌 경제 성장을 위협하며 미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헝다 문제는 중국에 국한된 것”이라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지난 9월 태도에서 달라진 것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 악화와 높은 변동성(가격 급등락)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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