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에 지옥까지..대전시, K-콘텐츠 중심지로 급부상

박진환 2021. 12. 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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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서 제작된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들이 세계적 흥행몰이
대전시, 2025년까지 융복합 특수영상 콘텐츠 클러스터 조성
반면 도시브랜드 홍보·지역경제 연계 등은 시급한과제 지목
융복합 특수영상 콘텐츠 클러스터 조감도
그래픽=대전시 제공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대전시가 K-콘텐츠 세계화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옥’까지 모두 대전에서 촬영이 이뤄졌다. 작품이 공개되자마자 ‘오징어 게임’보다 더 빠른 속도로 글로벌 탑(TOP)10 1위를 기록한 ‘지옥’은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내 실내 스튜디오에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5개월간 주요 장면이 촬영됐다. ‘오징어게임’은 대전의 스튜디오 큐브에서 줄다리기와 달고나, 구슬치기 등의 장면들이 촬영됐다.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내 실내 스튜디오 2개소를 운영 중이며, 이미 내년 초까지 영화와 드라마 제작을 위한 대관이 모두 완료돼 가동률은 현재 100%에 달한다. 그간 진흥원의 실내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주요 작품들은 영화 ‘82년생 김지영’, ‘반도’, ‘시동’ 등이 있다. 특히 수중 촬영이 가능한 아쿠아 스튜디오는 넓이 231.2㎡, 수조높이 5.6m의 시설을 갖췄으며, 드라마 ‘지리산’과 ‘킹덤’, ‘18어게인’ 등의 촬영이 이뤄졌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의 한 장면.
사진=넷플렉스 제공

대전시도 특수영상산업을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략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대전시는 4년 전부터 ‘융복합 특수영상 콘텐츠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한 결과, 지난 3일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최종 통과했다.이 사업은 대전 유성구 도룡동 대전마케팅공사 부지에 총사업비 1476억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3만 5280㎡ 규모의 특수영상 관련 시설을 집적화한다는 내용이다. 이 클러스터에는 기업입주 공간 80실, 특수영상 전용 스튜디오 3개실, 모션캡쳐·실감형 영상제작 스튜디오 2개실 등 최첨단 시설과 로봇카메라·드론 등 특수영상 장비 30종, 전문인력 양성공간, 컴퓨터 그래픽(CG) 등 사후편집 공간, 대규모 영상물 저장 및 초고속 전송 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운영 방향은 스튜디오 공간·장비를 임대해 촬영만 이뤄지는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특수영상 클러스터 내에서 입주기업간 협업을 통해 기획부터 촬영, 후반작업까지 모든 과정이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전시는 특수영상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함에 따라 특수영상 산업을 대전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특수영상 거점도시 도약 방안을 마련했다. 대전시는 특수영상 클러스터 구축 등 거점시설 구축, 대덕특구 기술사업화 등 기술개발, 해외 유명 필름스쿨 교육 도입 등 인력양성, 국제특수영상영화제 개최 등 도시마케팅 분야를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2026년까지 특수영상 클러스터에 특수영상 선도기업 80개사를 유치하고,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플랫폼에 매년 20편 이상의 작품을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또 해외 유명 필름스쿨 유치 등을 통해 로봇카메라, 특수분장 등 특수영상 개발자를 양성, 취업과 연계한다는 목표다.

손철웅 대전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특수영상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4234개의 일자리가 생겨나고, 902억원의 부가가치가 발생하며, 1959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된다”며 “대전은 스튜디오 큐브 등 국내 최고의 영상 인프라, 대덕특구의 기술력, 지역 대학의 풍부한 우수 인력 등 특수영상 최적지로 평가받는 만큼 특수영상 클러스터 예타 통과를 계기로 대전이 K-콘텐츠 세계 열풍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전을 K-콘텐츠의 중심지로 만들기 전에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오징어 게임과 지옥 등이 흥행에 성공했지만 정작 대전의 도시브랜드 홍보 효과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고, 콘텐츠 제작과 지역경제 활성화와 매칭이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드라마나 영화에 노출된 야외 장면 대부분이 서울로 나왔고, 스튜디오 촬영에서 대전이 노출된 장면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전시가 매년 4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지원했지만 이 예산이 지역에서 어디서, 어떻게 집행됐는지에 대한 사후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앞으로 제작비 지원에 앞서 대전을 영화나 드라마 장면에 노출되는 것을 계약 조건에 담을 계획이다. 또 콘텐츠 제작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연계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박진환 (pow1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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