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자국 이기주의로 변이 위험 막을 수 있을까?

안호균 2021. 12. 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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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자국 내 감염을 막는 것만으로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세계 곳곳에서는 선진국들의 '백신 이기주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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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최소 46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됐고 확진자는 11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직까지 변이의 특징과 영향이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력이 월등히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발생 이후 각국은 '국경 봉쇄'와 '백신 접종'이라는 두가지 대책에 집중하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가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것을 막고 자국의 집단 면역 형성을 위해 백신 접종을 더욱 늘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백신을 여유롭게 보유하고 있는 선진국들은 더 많이, 더 광범위하게 백신을 접종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유럽에서는 백신 접종 의무화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고 이스라엘은 3차 접종을 넘어 4차 접종까지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자국 내 감염을 막는 것만으로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세계 곳곳에서는 선진국들의 '백신 이기주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부국들이 백신을 비축해두고 3차, 4차까지 접종까지 하는 동안 백신 접종을 하지 못한 빈국에서 집단감염 발생 후 변이가 생기고 있다는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우려 변이로 지정한 바이러스들은 대부분 남아공, 인도, 브라질 등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유래됐다. 이번에 오미크론 변이가 발생한 아프리카의 경우 백신 접종률이 6% 밖에 되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다.

이에 따라 WHO의 수석과학자 수미야 스와미나탄은 최근 한 컨퍼런스에서 "아프리카의 백신 접종률이 높았다면 오미크론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백신과 치료제, 검사 키트 등을 세계적으로 평등하게 공급하지 않으면 새 변이가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코로나19 새 변이와 백신 불평등 간에는 분명한 관계가 있다"며 "WHO가 평등한 백신 공급을 강조하는 것은 윤리적인 이유 뿐만 아니라 과학적, 역학적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이런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우리나라가 백신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국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발생 이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백신 접종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고령층이나 취약계층이 아닌 전체 성인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을 시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하지만 저개발국의 백신 보급을 위해서는 올해 1억 달러, 내년 1억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면피용' 방안을 내놓았을 뿐이다.

건강사회를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일부 국내 단체들은 지금이라도 정부가 국제적인 백신 불평등을 막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에 비축하고 있는 백신을 저소득 국가들에게 공급할 방안을 마련하고 백신 특허 면제 논의를 시작하라는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위기를 넘긴다고 코로나19 대유행이 종식되지는 않는다. 반복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의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자국 이기주의'가 아닌 공동체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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