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시장 넓히겠다" 文대통령..RCEP 말했지만, CPTPP는 빠졌다

손덕호 기자 입력 2021. 12. 6. 13:41 수정 2021. 12. 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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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코수르·태평양동맹·걸프협력이사회 FTA 언급
작년 무역의 날에 언급한 CPTPP는 말 안 해
정부, 11월부터 CPTPP 언급 사라져
중국·대만은 9월에 가입 신청

문재인 대통령이 6일 무역의 날을 맞아 “수출 시장을 더욱 넓혀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남미·중동 시장에 대한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지난해 무역의 날에 가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만과 중국은 이미 세 달 전 가입을 신청한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8회 무역의날 기념식에 참석,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8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대한민국은 자유무역으로 성장하고 발전했다”며 “다자무역체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세계GDP(국내총생산)의 80%에 달하는 57개국과 FT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출 시장도 더욱 넓혀 가겠다”라며 “메르코수르, 태평양동맹(PA), 걸프협력이사회, 아랍에미리트(UAE)와 FTA를 추진해 중남미와 중동 시장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 등 남미 4개국으로 구성된 공동시장이고, 태평양동맹은 멕시코·칠레·콜롬비아·페루 등 중남미 4개국이 결성한 연합이다. 걸프협력이사회는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바레인·카타르·아랍에미리트·오만 등 걸프 연안 6개국 협력체다.

또 “내년 초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발효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시장이 넓어진다”고 했다. RCEP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서명한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지난 2일 국회에서 RCEP 비준동의안이 통과됐고, 내년 2월 초부터 발효한다.

그러나 이날 문 대통령은 CPTPP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CPTPP는 당초 미국이 주도해 추진하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이 탈퇴하자 일본, 호주 등 나머지 11개 국가가 수정해 만든 협정이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TPP 견제를 위해 RCEP 협상에 적극 참여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9월 3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EC룸에서 열린 'CPTPP 향후 대응전략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문 대통령은 지난해 무역의 날 기념사에서 “FTA 네트워크를 더욱 넓혀가겠다”라며 “CPTPP 가입도 계속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정부는 CPTPP 가입 준비를 해 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월 14일(현지 시각)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CPTPP와 관련해 “이제 시간이 없다. ‘가입한다, 안 한다, 하면 언제 한다’까지 포함한 결정을 10월 말에서 11월 초에는 내야 한다. 결정의 막바지에 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목표로 제시한 결정 시점인 11월 초에서 한 달이 지나도록 아직 가입 여부 결정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CPTPP 가입 여부를 논의한다던 대외경제장관회의를 두 번이나 미루더니 11월부터는 아예 ‘CPTPP’라는 용어 자체를 입에 올리지 않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가 농·수·축산업계 표심을 신경쓰느라 시장 개방 속도를 조절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국민과 함께 하는 농민의 길과 전국민중행동이 공동 주최한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논의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회견 참석단체 대표자들은 "정부의 'CPTTP' 가입 논의가 국민의 건강권과 농업을 포기하는 선언이다"라며 "최종 가입 공식화를 중단"을 요구했다. /연합뉴스

한국과 달리 중국은 올해 9월 16일 CPTPP에 가입을 신청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1월 20일 APEC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RCEP 서명을 환영한다”며 “CPTPP 가입 구상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의 ‘검토’ 발언 이후 10개월 만에 가입 신청서를 낸 것이다.

대만도 올해 9월22일에 CPTPP에 가입했다. 영국은 지난 2월 CPTPP에 가입을 신청했고, 지난 9월 회원국과 첫 협의를 시작했다. CPTPP에 가입하려면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신청서를 빨리 내 협의 상대국을 줄이는 게 유리한 셈이다.

CPTPP는 일본과 호주가 주도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무역의 날 기념사에서 일본과 관련한 발언도 했다. 그는 “우리는 일본의 수출 규제부터 코로나까지 연이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무역의 힘으로 선진국이 됐다”며 “그러나 이 같은 소중한 성과를 오로지 부정하고 비하하기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국민들의 자부심과 희망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잘한 성과에는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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