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늘 날씨는? 소녀주의보!
2021. 12. 6. 13:10
[임재호 기자] 살다 보면 누구나 실패를 하고 좌절을 겪는다. 이런 고난을 한 번 겪는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자양분이나 발판으로 삼아 더욱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할 수도 있다.
2017년 5인조로 데뷔한 걸그룹 ‘소녀주의보(GSA)’. ‘복지돌’이라는 별명도 붙으며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갔지만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한 채 코로나로 인한 기획사의 경영 악화로 해체의 국면을 맞게 됐다.
하지만 멤버 지성, 슬비, 구슬은 계속해서 소녀주의보 활동을 이어가길 원했고 결국 3인조로 개편돼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 그 누구보다도 소녀주의보라는 팀을 사랑하고 서로 끈끈한 우애를 자랑하는 세 멤버들. 그들의 인터뷰를 지금부터 만나보자.
Q. bnt와 화보 촬영 소감
구슬: 활동이 없다가 오랜만에 셋이 카메라 앞에 서니까 재밌다. 앞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싶다.
슬비: 정말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서서 촬영했다. 오늘 내 직업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웃음).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한다.
지성: 나도 오랜만에 하는 스케줄이라 엄청나게 기대하고 준비했다. 다이어트도 열심히 했다. 결과가 잘 나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 개인 활동 위주로 하다가 셋이 모여서 하니까 재밌다는 걸 많이 느꼈다.
Q. 근황은
구슬: 아이돌 데뷔 전부터 춤을 계속 춰서 댄서로서 좀 더 성장하고 싶어서 배우고 있다. 그리고 가르치기도 한다. 정말 춤만 추면서 지낸다. 연기로도 활동하고 있다. 웹드라마 촬영도 한다. 파워풀한 안무를 선호한다. YGX 여진에게 수업을 들었다. 그런 댄스 스타일을 정말 좋아한다.
슬비: 작년부터 킥복싱을 시작해서 하고 있다가 좋은 기회로 체육관 코치를 맡게 됐다.
지성: 나도 연기 준비를 오래전부터 해서 지금은 연기 레슨받으며 배우 준비하고 있다. 나도 슬비와 함께 킥복싱을 가르친다.
Q. 각자 짧게 자기소개를 한다면
구슬: 소녀주의보 막내이자 메인 댄서다. 메인 댄서다 보니 강점은 춤이다. 우리 팀의 모든 안무를 내가 짰다.
슬비: 리드 댄서를 맡고 있는 소녀주의보 슬비다. 팀에서 걸크러시 매력을 맡고 있다.
지성: 리더를 맡고 있다. 엄마 역할을 한다. 슬비가 아빠, 구슬이가 말 안 듣는 딸이다(웃음).
Q. 그룹 이름 ‘소녀주의보’가 특이하다. 처음에 그룹명을 듣고 기분이 어땠나
지성: 원래 걸그룹 연습생이 아니었다. 연기자 준비를 했는데 소녀주의보 연습생 멤버들과 연습실을 같이 썼다. 난 연기 준비를 하고 친구들은 아이돌 준비를 했던 거다. 어느 날 슬비가 자기가 데뷔하게 됐다고 말하더라. 근데 울면서 ‘그룹 이름이 소녀주의보다. 어떡하냐’며 울더라. 그래서 위로해줬는데 내가 합류하게 될 줄은 몰랐다. 회사가 합병하게 돼서 나도 소녀주의보에 합류한 것이다.
슬비: 나는 걸크러시 느낌을 좋아해서 블랙핑크 선배님 같은 느낌의 그룹을 하고 싶었다. 근데 그룹 이름이 소녀주의보에 데뷔곡은 ‘소녀지몽’이었다. 정말 이게 맞는 걸까 하다가 데뷔했다.
구슬: 난 오히려 괜찮았다. 희소성이 있다. 특이해서 사람들이 기억은 많이 해주겠다 싶었다.
Q. 내년에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라고. 준비는 잘 되고 있나
지성: 아직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된 건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 그래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
Q. ‘복지돌’이라고 불릴 만큼 특별한 행보를 펼쳤다. 선한 영향력을 전파한 소감은
지성: 처음엔 조금 억지로 했다. 무료 봉사, 무료 공연 다니고 수입도 없어서 불만이었다. 가기 싫었는데 억지로 갔다. 우리 셋 다 똑같이 봉사하면서 느낀 게 많아서 지금도 따로 봉사 활동을 하게 됐다. 보육원 봉사, 병원 무료 공연 같은 걸 많이 했다. 그냥 허드렛일하는 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공연하며 즐거움을 주는 봉사는 아무나 못 한다. 이런 봉사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구슬: 나도 처음엔 다른 아이돌처럼 음악 방송 나가고 예쁘게 꾸미고 싶고 화려한 활동을 하고 싶었다. 우리가 무료 공연 100회를 했다. 하루에 2~3회씩 공연을 다녔는데 너무 힘들었지만 굉장히 뿌듯했다. 우리 때문에 행복해하고 스트레스를 날리는 모습에 기뻤다.
지성: 지금도 드는 생각이 무료 공연 다닐 때가 정말 행복했던 것 같다. 우리끼리도 너무 재밌었다고 얘기한다. 그 당시엔 정말 스트레스 받았다. 잠도 못 자고 옷도 우리가 준비하고 메이크업도 셀프로 했다. 그땐 ‘이게 무슨 아이돌이냐’ 하며 불만도 많았다. 근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재밌었다. 수입도 없었고 나가는 돈이 더 많았다.
Q. 각자 연예인을 꿈꾸게 된 계기는
구슬: 유치원 때부터 전국 순회공연을 하는 걸 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중에도 이런 직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슬비: 친구가 장기자랑을 나가자고 해서 나갔는데 거기서 받은 환호, 관심, 짜릿함을 느끼고 무대에 서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지성: 특별히 어떤 계기는 없고 유명해지고 싶었던 것 같다. 내가 동물을 되게 좋아하는 데 동물 멸종이나 좋지 않은 기사를 보면 내가 동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더라. 내가 유명해지면 동물들을 위해 조금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연예인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아빠가 엄청나게 반대하셨다. 쉬운 길이 아니란 걸 알고 못 하게 하셨다. 그 이후로 아빠에게 내가 할 수 있단 걸 보여주고 싶어서 더 열심히 준비했다.
Q. 지성은 60kg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있다. 처음에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도 올랐는데 당시 주변 반응은
“처음엔 운동하느라 못 봤다. 그 와중에 운동하고 있었다. 운동 끝나고 핸드폰을 봤는데 전화랑 메시지가 난리가 났더라. 엄마가 ‘60kg 아이돌’로 기사가 났다고 말해줬는데 처음엔 뭔가 무섭더라. 그때 19살이었다. 근데 댓글을 보니까 악플이 없었다. ‘건강해 보여서 좋다, 예쁘기만 하다’등의 반응을 보고 안도를 했다”
Q. 보통 데뷔 전에 살을 많이 빼는데 따로 다이어트를 하지 않고 데뷔한 건지
“연습생 때보다 살이 쪄서 데뷔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뚱뚱했을 때 데뷔한 거다. 원래 통통한 편이 아니었다. 근데 연습생을 하면서 다이어트를 하라고 하니까 음식에 대한 집착이 생겼다. 못 먹게 하니까 더 먹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살이 찌더라. 그래서 데뷔 전에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운동하다가 쓰러졌다. 내가 미주 신경성 실신을 앓고 있는데 몸이 조금 힘들면 잘 쓰러진다. 계속 쓰러지니 대표님이 그냥 데뷔 전까지 다이어트하지 말고 건강을 잘 챙기라고 하더라. 그래서 잘 먹고 운동하는 건 좋아해서 운동을 계속하니까 근육 돼지가 됐다. 그 상태로 데뷔했다(웃음). 이제 와서 말하지만 60kg는 아니었고 58kg 정도였다”
Q. 슬비는 활동 당시 우울증과 공황 장애로 고생했다고. 지금은 극복했는지
“지금은 증상은 완화가 돼 아예 없고 약도 끊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정말 컸다. 지금 당장 앞이 안 보이기도 하고 상황 자체가 불안해서 그게 극도의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Q. 구슬은 댄스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구슬이 생각하는 춤의 매력은
“내가 춤을 추는 이유는 나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날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춤이다. 본업은 아이돌이지만 노래를 하는 것보다 무대에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춤을 춰서 보여주는 게 확실히 나를 더 잘 보여주는 방법인 것 같다”
Q. 지성은 다양한 광고 촬영을 했다고. 기억에 남는 광고는
“청바지 브랜드 모델 했었을 때 좋았다. 원래 해보고 싶었다. 수영복도 기억에 남는다. 사실 광고를 그렇게 많이 찍은 건 아니다(웃음)”
Q. 그렇다면 각자 찍고 싶은 광고가 있나
지성: 기초 화장품 광고다. 퓨어한 느낌을 살린 광고를 찍고 싶다. 요즘 뾰루지가 조금 났는데 그래도 피부에 자신 있다.
슬비: 렌즈 광고를 찍어보고 싶다. 컬러렌즈 같은 것 좋아한다.
구슬: 아디다스나 나이키 같은 브랜드의 광고를 찍어보고 싶다.
Q. 다들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추천할만한 운동은
지성: 킥복싱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킥복싱을 강추한다. 남녀노소 즐길 수 있고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다 보니 정말 재밌다. 스트레스도 많이 풀리고 유산소, 근력 운동을 동시에 같이 할 수 있다. 강추한다.
슬비: 나도 킥복싱을 추천한다. 운동도 되고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엄청 많이 풀린다. 싫어하는 사람 생각하면서 하면 좋다(웃음).
구슬: 운동을 따로 안 한다. 근데 춤은 계속 춘다. 춤도 어떻게 보면 정말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재밌는 운동이다. 춤을 추천한다.
Q. 슬비는 앞으로 본인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하고 싶은 것은
“오늘처럼 화보나 광고 촬영을 많이 해보고 싶다. 나는 찍히는 걸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Q. 구슬은 본인이 가진 댄스의 강점은
“파워와 끼다. 어딜 가든 듣는 말이다. 파워가 좋다고 하더라(웃음). 그리고 코어도 탄탄하다. 복근 운동을 따로 안 해도 복근이 항상 있다. 작은 체구에서 남들보다 더 큰 파워가 나온다”
Q. 그럼 구슬이 생각하기에 정말 춤을 잘 추는 아이돌이 있나
“청하 선배님은 춤선이 너무 예쁘다. 그리고 블랙핑크 리사 선배님도 너무 멋지다. 정말 잘한다고 느끼는 분은 원어스의 환웅 선배님은 모든 장르를 다 잘 추신다. 그리고 A.C.E의 김병관 선배님도 기본기가 너무 탄탄하다”
Q. 구슬이 응원한 ‘스우파’ 크루는
“난 YGX 여진의 제자이기 때문에 YGX를 응원했다(웃음)”
Q. 지성은 배우 전향을 위해 맹연습 중이라고. 재밌는 점과 힘든 점은
“재밌는 점과 힘든 점이 같다. 나를 계속 깨뜨리는 것이다. 연기를 안 했으면 접하지 못했을 것을 접해야 해서 힘들고 재밌다.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어야 하는 게 힘들면서도 재밌다. 이게 연기의 매력이다”
Q. 서로에게 각자 칭찬 한마디씩 한다면
구슬: 나는 지성 언니의 항상 중간을 지키는 자세를 닮고 싶다. 나는 팔랑귀라서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잘한다. 언니는 고민 상담을 객관적으로 잘해준다. 슬비 언니는 의리가 있다. 멤버들을 정말 잘 챙겨준다”
슬비: 구슬이는 끼와 긍정적인 에너지를 닮고 싶다. 지성이는 두루두루 사람들과 잘 지내는 성격이 닮고 싶다. 난 낯을 많이 가린다.
지성: 구슬이는 열정을 닮고 싶다. 일에 대한 열정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춤도 잘 추는 것 같다. 슬비는 친한 사람들을 엄청나게 잘 챙기고 배려를 잘한다. 그런 부분을 닮고 싶다.
Q.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은
구슬: JTBC ‘아는 형님’에 나가고 싶다. 장기 자랑 시간 자신 있다.
지성: 여행 프로그램 나가고 싶다. SBS ‘런닝맨’도 나가고 싶다. 게임 좋아한다.
슬비: 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가고 싶다. 할 얘기 많다.
Q. 이상형은
지성: 따뜻하고 잘 챙겨주는 사람이 좋다. 키가 좀 크고 보조개가 있는 분이면 좋겠다. 외적인 것보단 성격을 엄청 많이 본다.
슬비: 순한 사람 좋아한다. 순둥이 같은 사람이 매력적이더라.
구슬: 난 외모는 전혀 안 본다. 난 남자답고 나만 잘 챙겨주면 된다. 헌신적인 남자 좋아한다. 난 정말 외모를 전혀 안 본다. 난 첫인상에서 남자로 느껴지면 된다. 그게 끝이다.
Q. 오랫동안 함께 해준 팬들에게 한 마디
지성: 정말 오랫동안 우릴 기다려줬는데 이렇게 화보로 인사드릴 수 있어 기쁘다. 우릴 기다려줘서 감사하고 언젠간 꼭 보답할 날이 올 거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
슬비: 본의 아니게 너무 기다리게만 하는 것 같아서 정말 미안하다. 그래도 우리 계속 좋아해 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이렇게 근황을 전할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하다. 계속 기다려주고 예쁘게 봐줬으면 한다.
구슬: 미안하다. 어찌 됐건 팬들은 우릴 봐야 힘이 될 텐데 이게 잘 안 되니까 많이 힘들 것 같다. 정말 가끔 있는 스케줄에 와주는 분들은 항상 와준다. 이것에 너무 감사하다. 계속 성장할 테니 꼭 지켜봐 달라.
Q. 기억에 남는 팬은
지성: 엄마가 평택에서 콩국수 가게를 하신다. 여름에 집에 내려가서 엄마를 도와드렸다. 근데 팬들이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가게에 내 선물을 잔뜩 싸 들고 찾아왔다. 스케줄마다 항상 오는 팬이었다. 엄마 아빠 앞에서 이렇게 해주니까 너무 기분이 좋고 부모님도 감동하시더라. 되게 멀리서 왔더라. 부모님이 음식도 다 무료로 주시고 역까지 태워다 주셨다. 기억에 남는다.
슬비: 지성이가 말한 팬과 같은 사람이다. 중학생 때부터 우릴 좋아해 줘서 스케줄도 와주고 자주 찾아왔다. 이제 고3으로 알고 있는데 함께 한 시간이 길다는 생각에 뭔가 애틋하고 고맙다.
구슬: 우리가 인지도가 높지 않아 팬이 많지 않다. 내가 가장 행복할 때가 카메라 앞에 서서 찍힐 때다. 우리 팬 중에 팬 페이지를 운영하는 분들이 있다. ‘슬아’라는 팬 페이지를 운영하는 분이 항상 기억에 남는다. 항상 스케줄마다 와서 사진을 찍어주신다.
Q. 대중들에게 소녀주의보가 어떻게 기억되고 싶나
지성: 남다르고 독보적이고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들로 기억에 남고 싶다.
슬비: 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팀이 되고 싶다.
구슬: 잊히지 않는 팀이 되고 싶다. 많은 사람에게 잊히지 않고 오래오래 진하게 가는 팀이 되고 싶다.
에디터: 임재호
포토그래퍼: 차케이
의상: 프레노서울, 어져드, 데일리미러, 더센토르, 페라두라, 딘트
슈즈: 슈마루
스타일리스트: 김은지
헤어: 요닝 유림 디자이너
메이크업: 요닝 민지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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