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와인 사들고 김종인 설득한 김재원..또 한명의 숨은 조력자는?

김미경 명예교수 "이번만 눈 감고 열심히 해주고,
그러고서 편히 살면 되지 않겠느냐고 이야기"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6일 선대위 합류 결정을 하는 데에 거의 매일 와인 한 병을 사 들고 찾아온 김재원 최고위원과, 김 전 위원장의 아내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설득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가 ‘울산 회동’을 하고 있을 때,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를 방문, 윤석열 대선 후보를 만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제공

김 전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지난 금요일(3일) 저녁에 집에 갔더니 그동안 계속해서 찾아오던 분(김 최고위원)이 또 왔다”며 “포도주 한 병을 (가지고) 와서 집요하게 나를 설득을 하려고 애를 썼다”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에 따르면 김 최고위원은 ‘총괄선대위원장은 당헌당규에 따라 전권을 가질 수 있다’며 설득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은 권한을 이유로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으려 했던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는 “초기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석연치 않게 느껴졌다”며 “너무 요란스럽게 이 사람 저 사람 모여서 이 부서는 이 얘기, 저 부서는 저 얘기하면 제 기능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그는 “(제가) 전권을 가져서 할 게 뭐가 있느냐. 일하기 위해 잡음이 나는 요소를 사전 제거하자는 이야기인데”라며 “손자가 ‘할아버지 그런 얘기 들으면서 뭐 때문에 하려고 하느냐. 그만둬버리라’고 할 정도의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끝까지 선대위 합류를 안 할 생각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내 김미경 명예교수도 설득에 나섰다. 김 전 위원장은 “김 최고위원이 나를 만나기 전 우리 집사람하고 여러 가지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며 “그런 문제 때문에 우리 집사람하고도 옥식각신 하던 그런 과정을 겪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집사람은 정권 교체를 해야 된다고 하는 그런 지론을 갖고 있다”면서 “그러니까 이번만 눈 감고 열심히 해 주고, 그러고서 편히 살면 되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사무실에서 김 전 비대위원장과을 만난 뒤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윤 후보는 울산 한 식당에서 이 대표, 김 원내대표와 회동한 뒤 ‘울산 담판’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이 성사됐다고 함께 발표했다.

김 전 위원장이 지난 3일 “내일 아침에 판단하겠다”고 하자, 김 최고위원은 “지금 연락하는 게 참 효과가 좋을 것 같다”고 말했고 한다. 당시 시간은 저녁 9시 15분쯤으로,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울산 회동’을 하던 시점이다. 김 전 위원장은 “김 최고위원이 윤 후보 수행실장에게 전화를 했고, 수행실장이 윤 후보를 바꿔줘서 전화 연결이 됐다. 거기에서 수락 의사를 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운데)와 이준석 대표(왼쪽), 김기현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한 식당에서 "김종인, 지금 막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을 발표한 뒤 어깨동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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