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재용에게 '기본소득 앞장' 李, 벌써 기업 겁박하나

기자 2021. 12. 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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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핵심 공약인 기본소득에 대해 국민은 회의적이다.

경기도지사 시절엔 찬반이 엇갈렸지만, 국민이 기본소득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면서 최근 여론조사에선 반대 응답이 65%, 20대에서는 75%나 됐다.

이 후보는 지난 주말 삼성경제연구소를 방문, "오면서 농담으로 삼성이나 이런 데서 기본소득을 얘기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제가 이재용 부회장님한테도 그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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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핵심 공약인 기본소득에 대해 국민은 회의적이다. 경기도지사 시절엔 찬반이 엇갈렸지만, 국민이 기본소득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면서 최근 여론조사에선 반대 응답이 65%, 20대에서는 75%나 됐다. 그러자 이 후보는 “국민 반대가 크면 철회할 수도 있다”며 물러섰다. 그러나 내심은 그러지 않은 것 같다.

이 후보는 지난 주말 삼성경제연구소를 방문, “오면서 농담으로 삼성이나 이런 데서 기본소득을 얘기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제가 이재용 부회장님한테도 그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그러나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일론 머스크,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이런 사람들이 기본소득을 도입하자고 나왔다” “글로벌 기업 CEO들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단순한 자비심에서 하는 얘기인지 근본적 고민을 할 필요 있지 않나 싶다” 는 등 장황한 부연 설명까지 했기 때문이다. 삼성이나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기본소득 논의에 앞장서보라는 ‘권유’로 들렸을 것이다.

기본소득의 개념과 방법론이 천차만별인 것은 차치하고, 미국 기업인들의 주장은 4차 산업혁명이 완숙 단계에 들어간 먼 미래의 이야기다. 모든 것이 자동화나 로봇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세상이 오면 일자리 대책이 필요하리라는 뜻에서 거론되는 담론일 뿐이다. 당장 의미 있는 정도의 기본소득을 국가가 제공하자는 취지가 아니다. 결국 부정적 여론 때문에 자신은 기본소득을 강하게 주장하기 어려우니, 기업들이 대신해 보라는 요구나 다름없다.

온갖 규제법들로 취약한 입장인 기업인들로서는 후보의 한 마디 한 마디가 강요나 겁박으로 들릴 수밖에 없는 국내 경영 환경이다. 자칫하면 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 수행원으로 참가한 기업 총수들에게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며 핀잔준 것을 연상케 할 정도다. 게다가 이 후보는 2017년 대선 출마 때 “삼성족벌체제 해체”를 주장했었다.

이 부회장은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징역을 살다 지난 광복절 때 가석방됐고, 6일에도 계열사 합병 의혹과 관련한 재판에 출석했다. 여당 후보의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선거일까지 후보는 ‘슈퍼 을’ 신세다. 후보임에도 벌써 이런데, 대통령에 당선되면 오죽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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