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연말 콘솔시장
(지디넷코리아=김한준 기자)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연말 콘솔시장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속담이다. 올 가을까지만 하더라도 연말 출시 예정인 대작 라인업을 두고 기대가 높았지만 막상 출시된 게임이 경쟁이라도 하듯이 함량미달 수준으로 출시되어 이용자 실망이 커진 이유다.
특히 이들 게임 면면이 일렉트로닉아츠의 FPS 게임 배틀필드 2042, 액티비전의 FPS 게임 콜오브듀티 뱅가드, 락스타게임즈의 오픈월드 어드벤처 게임 GTA 트릴로지 등 매번 출시 때마다 콘솔 시장을 들썩이게 했던 게임들이기에 이용자 실망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배틀필드 2042는 출시 전만 하더라도 역대 배틀필드 시리즈의 특징과 장점을 하나로 모은 대작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던 게임이다. 하지만 막상 게임 출시 후에는 전작의 장점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 한 개발진이 만든 게임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128인 멀티플레이를 위해 거대한 맵을 구성한 것은 좋지만 거점과 거점 사이의 거리를 너무 멀게 배치해 탈것을 타지 못 한 이용자는 개활지를 그저 달려가기만 하다가 쓰러지는 일이 속출한다. 여기에 개활지에 엄폐물을 배치하지도 않고 다양한 오브젝트를 활용한 우회로를 설정한 것도 아니어서 공략법이 무척 단순해진 것도 문제다.
또한 명중이 어려운 탄착군 시스템, 모든 총기가 비슷하게 느껴지는 총기 밸런스, 특정 탈것의 효율이 지나치게 높은 장비 구성도 지적받고 있다. 멀티플레이를 정상적으로 즐기기 어려울 정도로 튕김이 잦다는 것도 문제다.
콜오브듀티 뱅가드 역시 출시 전 기대에 미치지 못 하는 평을 받고 있다. 싱글플레이는 재미있지만 게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에서 아쉬운 점이 많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 시리즈에서 지적됐던 단점이 그대로 적용됐다는 점이 많이 지적된다. 리스폰 후에 무적시간이 없는 시스템이면서 리스폰 장소를 적진 한가운데로 지정하는 경우가 잦아 정상적인 게임플레이가 쉽지 않고 타 FPS 게임보다 TTK(타임투킬)가 짧게 설정되어 먼저 공격 당하면 이렇다 할 대응도 하지 못 하고 그대로 쓰러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또한 모든 맵이 대부분 비슷한 구성을 띄고 있어서 맵마다 특징적인 전술을 구사하기 어렵다는 점도 아쉬운 점이다.
오픈월드 어드벤처 장르를 대표하는 GTA 시리즈 중 GTA3, GTA 바이스시티, GTA 산안드레아스 등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3부작을 리마스터 후 하나의 타이틀에 담은 GTA 트릴로지는 원작만 못한 리마스터의 예시라는 평까지 받으며 연말 콘솔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PC버전과 콘솔 버전 모두 최적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툭하면 게임이 끊기듯이 구동된다. 그래픽이 뛰어난 게임이 아님에도 고정 60프레임을 지원하지 못하는 정도다. 그래픽 품질이 2020년대에 리마스터 작업을 거친 게임이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점도 지적된다.
게다가 해외 게임 커뮤니티에서 소스코드 마이닝을 통해 GTA 트릴로지가 모바일버전을 기반으로 개발되던 게임을 이식한 것이라는 증거까지 드러나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부 이용자 사이에서는 개발사의 능력 부족으로 오래 전에 개발된 원작이 아닌 최신 코드를 적용한 모바일 버전을 기반으로 리마스터링 작업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게임의 최적화와 그래픽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또한 GTA 시리즈 특유의 NPC의 다양한 상호작용도 크게 약화됐다. 범죄 현장을 목격한 경찰 NPC가 그대로 자리를 이탈하는 식이다. 큰 사고가 났을 때 달려오던 구급차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와 함께 이벤트 컷씬이 진행 중인데 NPC나 주인공 캐릭터가 사망하거나 NPC가 기괴한 모습으로 거리를 돌아다니는 등 원작에도 없던 버그가 대거 생겨난 점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오프라인 콘솔매장 역시 이들 게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크게 줄어든 것을 피부로 체감하는 모습이다.
한 오프라인 매장 관계자는 "게임 출시 후 시장 반응은 신품 판매와 중고 매입 추이를 통해 체감할 수 있다. GTA 트릴로지는 패키지 버전이 출시되지 않았기에 확인할 수 없지만 배틀필드 2042와 콜오브듀티 뱅가드는 신품 구매 문의가 눈에 띄게 줄었으며 중고 매입이 크게 늘었다. 기존 시리즈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올해 안에 출시가 예정된 대작 게임도 이제는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대작으로 인한 분위기 상승 없이 올해 콘솔 시장이 마무리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한준 기자(khj1981@zdnet.co.kr)
Copyright © 지디넷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요 게임사, PC 콘솔 공략...붉은사막·P의거짓·카트라이더 눈길
- 연말 앞둔 콘솔 시장에 물량 부족 가속
- 콘솔 게임기 PS5에서 애플뮤직 들을 수 있게 돼
- 소니-MS-닌텐도, 연말 앞둔 콘솔 시장 경쟁 고조
- [ZD브리핑] 트럼프 귀환에 韓 산업계 '벌벌'…대응책 마련 고심
- IRA 적용 코앞…'K전구체' 출하량 대폭 성장 앞둬
- "갑자기 펑·펑·펑"…잠자던 포항시민들, 포스코 제철소 폭발에 떨었다
- 尹, 금융·통상·산업 회의체 가동 주문...트럼프 2기 대비
- [인터뷰] "IoT와 생성 AI 융합 시작... 취약점 대비 시급"
- 콘텐츠 불법 유통 '누누티비' 운영자 검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