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속 화살촉"..'오미크론 목사' 아들 학교까지 '탈탈'

2021. 12. 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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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지옥'에는 지옥에 간다는 고지를 받은 사람을 죄인으로 낙인 찍고 그는 물론 가족들에게도 몹쓸 짓을 하는 '화살촉'이라는 단체가 나온다.

현실에서도 물의를 빚은 특정인과 그의 가족까지 신상을 털고 나아가 사적 처벌까지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신상을 터는 누리꾼들은 목사 부부는 물론 아들에게까지 비난을 쏟아냈다.

신상털기 타깃이 된 아들은 나이지리아에 방문한 그의 부모에 의해 감염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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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재학 중 학교 찾아내..학년·반·이름까지 '수색 중'
"모두 지옥에나 가라" 죄 없는 아들에게도 맹목적 비난
전문가 "스스로 정의의 사도라고 생각..도덕적 책임 느껴야"
[망고]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지옥’에는 지옥에 간다는 고지를 받은 사람을 죄인으로 낙인 찍고 그는 물론 가족들에게도 몹쓸 짓을 하는 ‘화살촉’이라는 단체가 나온다.

현실에서도 물의를 빚은 특정인과 그의 가족까지 신상을 털고 나아가 사적 처벌까지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정의라고 믿으며, 맹목적 비난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들이 오미크론 변이에 국내 최초로 감염된 목사 부부에 대한 신상털기에 나선 것으로 확인됏다.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조짐이다.

6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종 변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목사 부부의 아들에 대한 신상털기가 진행 중이다.

한 인터넷 카페에서는 이미 아들이 재학 중인 초등학교로 추정되는 학교의 이름과 위치가 공개됐다. 정확한 학년과 반까지 캐내기 위해 온갖 추측과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이들은 언론 기사에 나온 단서와 지역민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범위를 좁혀 나가고 있다.

신상을 터는 누리꾼들은 목사 부부는 물론 아들에게까지 비난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가족 모두를 나이지리아로 추방해 버리면 좋겠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그 집구석은 사회의 조리돌림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했다. “모두 지옥에 가라”는 반응도 볼 수 있었다.

한 누리꾼이 “근거 없는 정보로 인해 피해가 갈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다른 누리꾼들은 “다른 아이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조심하자는 것”이라고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했다.

신상털기 타깃이 된 아들은 나이지리아에 방문한 그의 부모에 의해 감염된 사례다. 방역수칙을 어기지 않았다. 아들 또한 감염 피해자인 셈이다.

이 같은 ‘사이버 연좌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한 유명 배우는 이복동생이 있었다는 것을 숨겼다는 이유로 팬들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 일부 극성 팬은 이복동생의 신상을 털어 그에게도 비방과 욕설을 쏟아냈다. 과거 ‘연쇄살인범’ 고유정의 아버지가 운영했던 렌터카 업체와 위치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관계 없는 렌터카 업체의 정보를 털어 불매 운동을 벌이고 매장에 항의 전화를 하는 일도 있었다.

일부 시민은 죄가 없는 사람까지도 ‘연좌제’로 엮어 신상을 털고 무차별 비난을 하는 것을 경계하기도 했다.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부부의 잘못으로 아이의 신상까지 터는 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이의 신상이 완전히 털리면,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30대 주부 최모 씨도 “학부모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공공연하게 아이의 신상이 완전히 돌아다니고 있을 것”이라며 “가족이라는 이유 만으로 아이가 감당할 짐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스스로 정의롭다고 생각하며, 정의의 사도로 활동하는 것인데 실제로는 인권침해와 명예훼손을 일삼는 행위”라며 “디지털 민주주의가 확대됨에 따른 대가로, 참여자들이 도덕적 책임을 느낄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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