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코로나로 경제 피폐해진 사람들 소생이 1호 공약"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우여곡절 끝에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의 지휘봉을 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첫 메시지는 '양극화 해소'였다. 김 총괄위원장은 지지율 등 선거 판세에 대해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분위기가 아직 살아 있다"며 다만 연말연초를 전후해 나타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전략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괄위원장은 6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1997년 IMF 사태 이후로 양극화라는 게 시작이 됐는데, 그 동안에 몇 개의 정부를 지나면서도 말은 양극화를 해소한다고 했지만 더 벌어졌다"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2년 동안 지속됨에 따라서 양극화가 더 심각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이대로 방치하면 사회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김 총괄위원장은 "이것이 무엇보다 다음 대통령이 처음부터 문제 해결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아주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전날 윤석열 대선후보와 만난 자리에서도 코로나로 인한 양극화 해소 방안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괄위원장은 "지금 우리나라가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으로 심각한 상황에 당면했는데 이럴 때 국가가 그것을 방치할 수 있느냐"며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갖는다. 그런 사태에서 국가가 개입을 해서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괄위원장은 나아가 "제1의 공약이라고 하는 게 뭐냐, 우리 윤 후보가 직접 위원장이 돼서 끌고 갈 '약자와의 동행'"이라면서 "지난 2년 동안에 걸친 코로나 사태로 인해 경제적으로 황폐해진 사람들을 어떻게 소생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아마 1호 공약으로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여론조사 추세를 보면 윤 후보 선출 직후의 컨벤션 효과가 많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 김 총괄위원장은 "앞으로 윤 후보가 선거운동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선대위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면 크게 염려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총괄위원장은 "지난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는데, 그 당시의 분위기가 아직도 살아 있다고 본다"면서 "이것을 국민의힘 후보가 놓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으로 당선될 수 있었던 요인이 뭐냐 (하는) 분석을 바탕으로, 대선 공약을 어떤 형태로 만드느냐에 따라 그 분위기를 지속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김 총괄위원장은 다만 "12월 말, 1월 초에 넘어가면서 또 한 번 변곡점이 있을 수 있다"면서 "그것을 슬기롭게 넘길 수 있는 역할을 선대위가 해줘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대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변신에 아주 능하신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하면서도 "이것을 윤 후보 측에서 면밀히 추적하면서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향을 어떻게 우리가 맞춰나가느냐(가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별로 큰 문제가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 범야권 단일화 전망과 관련해서는 "그것은 본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안 후보 같은 경우는 본인이 '정권교체를 위해서 뭐든지 하겠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위한 길을 택해 주시지 않겠나. 단일화가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윤 후보가 단일화 후보가 될 수 있도록 해 주면 되는 것"이라고 사실상 사퇴를 압박했다.
김병준 등 尹 측근과 갈등 재연 가능성 묻자…"후보가 철저히 조율할 것"
선대위 합류에서 장애 요인이었던 김병준 상임위원장과의 역할 조정 문제 등에 대해 김 총괄위원장은 "그 분도 상임위원장이라는 직책을 가졌기 때문에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할 수 있도록 자기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대로 발휘하는 역할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총괄위원장은 "내가 보기에 충돌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현실과 동떨어지는 일을 할 수도 없는 거고, 지금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시급한 과제가 뭐라는 것을 전제로 얘기하면 거기에 대해서 별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대 반, 경고 반의 메시지였다.
김 총괄위원장은 특히 이와 관련해 "갈등이 재연되는 것은 후보가 그 점에 대해서 철저하게 아마 조율을 할 거라고 본다"면서 "후보는 당선을 전제로 해야 되기 때문에, 당선에 조금이라도 장애가 될 수 있는 요인은 후보가 사전적으로 제거를 할 거라고 나는 믿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후보가 쓸데없는 자기 주장을 가지고 고집을 부릴 거면 결국은 자기한테 돌아오는 게 별로 좋지가 않다"면서 "윤 후보의 경우는 사실 정치를 처음 시작해보는 사람 아니냐. 그러니까 정치적으로 노숙한 사람하고는 행동이 같지 않을 수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선대위 추가 인선과 관련해서는 "내가 보기에 금태섭 전 의원은 합류할 거라고 본다"며 "나는 확답을 받았다"고 그는 언급했다. 금 전 의원의 선대위 보직에 대해서는 "그 분이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걸 맡아서 하실 것"이라고만 했다.
권경애 변호사 영입에 대해선 "처음에 상당히 호의적으로 얘기를 하셨었는데, 한 달 동안의 상황이 많이 변했기 때문에 지금 어떻게 처신을 할 거라고는 내가 확실하게 말씀을 드릴 수가 없다"면서 다만 당내 일각에서 권 변호사에 대한 비토론이 있다는 지적에는 "나는 그런 것 고민 안 한다. 내가 꼭 필요로 하는 사람들만 얘기를 하는 거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한편 김 총괄위원장은 지난 3일 선대위 참여를 최종 결심한 배경에 대해서는 김재원 최고위원과 부인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의 집요한 설득을 들었다. 이준석 당 대표의 '당무 사보타주' 사태나 이에 이어진 '울산 회동'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이 대표 잠행하고 내 결심은 별개의 사항"이라며 "시간적으로 우연의 일치"였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우연한 계기에 그날 모든 것이 한꺼번에 결정이 된 결과가 된 것"이라는 얘기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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